붉은 말의 해, 태안 마도에서 걷다

작지만 깊은 태안 마도의 풍경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에 위치한 태안 마도는 지도상에서 작은 점처럼 보이는 섬입니다. 면적은 약 0.254㎢, 둘레는 0.3㎞ 남짓에 불과해 금세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직접 걸으며 마주하는 풍경과 시간은 그 이상의 깊이를 지닙니다. 작은 섬이라는 첫인상은 곧 사라지고, 공간의 밀도와 다채로운 풍경이 방문객의 발걸음을 천천히 멈추게 합니다.
말 형상을 닮은 섬, 마도의 유래
마도의 이름은 섬의 형태에서 유래했습니다. 말이 달리는 모습과 닮아 ‘마주형’이라 불리다가 ‘마섬’, ‘말섬’을 거쳐 한자 표기인 ‘마도’로 자리 잡았습니다. 신진도 서쪽에 붙어 있던 이 섬은 1980년대 후반 시멘트 포장길로 신진도와 연결되었고, 1990년대 중반 신진대교 개통으로 행정상 섬이 아니게 되었지만, 바다와 땅의 경계에 남은 섬의 정체성은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어업의 중심지, 삶과 관광의 공존
마도와 신진도 일대는 오랜 기간 어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포구와 방파제 주변에는 어업 시설이 밀집해 있고, 고깃배들이 정박해 있습니다. 겨울 찬바람 속에서도 낚시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은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여전히 삶의 현장임을 보여줍니다. 관광객과 지역 주민의 시간이 방파제 위에서 자연스럽게 교차합니다.
목적 없이 걷는 의미, 마도의 매력
마도에 도착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습니다. 체험 시설이나 명확한 관광 동선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특별한 목적 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것 자체가 충분한 의미가 됩니다. 방문객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공간, 그 자체가 마도의 매력입니다.
서해 갯벌과 해안 절벽의 이중적 풍경
간조 시간대에 방문하면 바닷물이 빠져 드러나는 갯벌을 볼 수 있습니다. 서해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 풍경은 바다의 시간과 리듬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해안 절벽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깊고 묵직한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는 모습도 만날 수 있어, 마도의 풍경은 한 가지 이미지로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서해와 남해의 중간쯤에 위치한 듯한 독특한 매력을 지닙니다.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마도
최근 마도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1의 프론트맨과 경찰 황준호의 장면,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바닷가 장면 촬영지로 주목받았습니다. 화면 속 극적인 장면과 달리 실제 마도는 조용하고 담담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촬영지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배경이 된 풍경을 천천히 음미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곳입니다.
산책로와 등산로, 그리고 안전 주의
마도의 언덕 위에는 산책로와 등산로가 있지만, 아직 완전히 정비되지 않아 일부 구간은 길이 뚜렷하지 않고 경사가 급합니다. 방문객은 현장의 통제 안내와 안전 표지를 반드시 따라야 하며, 무리한 이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공원 조성 및 기반 정비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도 확인되어 앞으로 더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이 기대됩니다.
자연 보호와 방문객의 책임
마도 곳곳에는 쓰레기 투기 금지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지만, 해안가에는 여전히 쓰레기가 남아 있습니다. 바다와 맞닿은 공간일수록 작은 부주의가 자연에 오래 남기 때문에 방문객 한 사람 한 사람의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풍경을 즐기는 만큼 책임도 함께 따른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붉은 말의 해, 병오년과 마도의 인연
2026년은 병오년, ‘붉은 말의 해’입니다. 말이 달리는 형상을 닮은 마도를 걷다 보면 이 우연 같은 연결이 마음에 남습니다. 빠르게 달리기보다 잠시 멈춰 바다를 바라보고 천천히 걷게 만드는 공간, 태안 마도는 그렇게 속도를 늦추게 하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풍경이 이곳에 분명히 존재하며, 짧은 방문에도 오래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태안 마도 방문 정보
| 장소 |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 산 2-9 |
|---|---|
| 주차 | 마도 내 주차장 및 포구 주차장 이용 가능(무료) |
| 개방 시간 | 연중 24시간 개방 |
| 주의 사항 | 언덕 등산로 일부 구간 정비 미흡, 통제 구간 및 안내 표지 준수, 쓰레기 투기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