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 작가의 고양이 그림 전시

서산 카페에서 만나는 특별한 전시
충남 서산시 해미면 읍성마을4길 19에 위치한 ‘카페바뇨’에서는 2026년 2월 한 달간 권예희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 ‘고양이의 시간’이 열리고 있다. 78세의 권 작가는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해 고양이를 주제로 한 작품 8점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미술과는 거리가 멀었던 시작
권예희 작가는 학교 다닐 때 미술 시간이 가장 싫었고, 물감 종류나 미술 용어도 잘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미술은 그녀에게 가장 자신 없는 분야였지만, 2024년 동탄에서 서산으로 이사한 후 시니어 일자리로 서해미술관 내 카페에서 일하면서 우연히 미술 아카데미 수업을 접하게 되었다.
우연한 계기와 새로운 도전
처음에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살려 카페 일을 하러 간 것이었으나, 동료의 한마디가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다. "나중에 나이 먹어서 친구도 못 만나고, 밖에도 못 나가면 뭐 할 거냐"는 말에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고, 그림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고양이 시리즈의 탄생
처음에는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몰라 망설였지만, 어느 날 고양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원래 고양이를 좋아하지도 키운 적도 없었지만, 고양이 얼굴을 하나씩 그리며 작품을 완성해 나갔다. 손녀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표정의 고양이를 그리면서 ‘고양이 시리즈’가 만들어졌다.
‘고양이 할머니’ 권예희 작가
권 작가는 스스로를 ‘고양이 할머니’라고 부르며, 전문 미술 교육 없이도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작품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반복되는 패턴과 세밀한 선, 장난스러운 표정이 특징인 그녀의 고양이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꾸준한 노력과 전시 경험
처음 전시 제안을 받았을 때는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거절했지만, 주변의 권유로 첫 전시에 참여했고,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전시까지 이어졌다. 아직도 자신을 작가라고 생각하기 어렵지만, 주변의 긍정적인 평가에 힘입어 조금씩 자신감을 얻고 있다.
늦은 시작, 새로운 삶의 의미
권예희 작가는 그림뿐 아니라 노래나 춤 등 혼자 할 수 있는 취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젊은 시절 바쁘게 살아온 그녀는 이제야 자신을 붙잡아줄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림을 통해 삶의 새로운 의미를 찾았다고 전했다.
‘고양이의 시간’에 담긴 이야기
전시 제목 ‘고양이의 시간’은 권 작가가 직접 정한 것은 아니지만, 작품 노트에는 고양이의 장난기 가득한 순간부터 고요한 휴식까지 다양한 감정을 담았다고 적혀 있다. 고양이를 그리며 흘려보낸 시간은 그녀의 인생 후반부를 바꾸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권예희 작가의 고양이들은 오늘도 조용히 그녀의 시간을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