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 역사탐방길, 사계고택에서 모수재까지

계룡 역사탐방둘레길 3코스, 사계솔바람길
충남 계룡시 두마면 두계리에 위치한 계룡산 자락의 역사탐방둘레길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새로운 수도로 점찍었던 지역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총 8개 코스 중 3코스인 사계솔바람길은 조선 200년을 관통한 광산김씨 학맥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자연과 역사를 함께 만나는 특별한 산책로입니다.
사계고택, 조선 중기 유학자의 숨결
두마면 행정복지센터 인근에 자리한 사계고택은 조선 중기 대표 유학자 사계 김장생 선생(1548~1631)이 건립한 곳으로, 그의 저술과 제자 양성의 공간이었습니다. 현재 충청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선생의 학문과 정치적 업적, 그리고 후학 양성에 힘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사계고택 대문에는 '20252026 충남방문의 해' 현수막이 걸려 방문객을 환영하며, 대문 너머로 은농재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은농재는 사계 선생이 학문에 몰두하던 사랑채로, 초가지붕에서 기와지붕으로 바뀌었으며, 당시 양반가의 전형적인 평면 구성을 보여줍니다.
은농재 내부에는 김장생 선생의 초상화와 후손들의 글씨, 고풍스러운 목가구와 갓 등이 전시되어 있어 조선 선비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안채 뒤편 영당에는 선생의 초상화와 위패가 봉안되어 있으며, 출상 전 시신을 모셨던 장소로 의미가 깊습니다.
영당 옆 장독대에는 비 온 뒤 촉촉한 기운 속에 장 항아리들이 자리해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합니다.
문화체험과 자연이 어우러진 사계솔바람길
사계고택에서는 (사)기호문화유산활용진흥원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운영 중입니다. 고택에서 하룻밤 체험, 규방공예체험, 어린이 사생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사계고택 남쪽의 구로정에서는 연꽃이 피는 작은 연못을 감상할 수 있으며, 사계솔바람길 입구는 왕대산을 배경으로 조성되어 사계 선생의 정신을 되새기며 산책하기에 적합한 길입니다.
붉은 흙길과 솔향, 산새 소리가 어우러진 3.5km 코스는 힐링과 역사 탐방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모수재, 모원재, 신원재의 역사적 의미
왕대2리 마을 입구에는 충효정이라는 정자가 자리하며, 배롱나무꽃이 화사하게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모원재 앞에는 1947년에 지어진 모수재가 있으며, 이는 광산김씨 의정공 김국광의 4대손 김입휘와 그의 아들을 위한 재실로 계룡시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모원재는 김국광(1437~1504) 선생을 모신 재실로, 조선 전기 문신이자 학자로 좌의정, 경상감사, 공조판서, 대사헌 등 요직을 역임하며 청렴과 강직함으로 이름 높았습니다. 그의 묘소는 두마면 두계리 소나무 숲속에 단정히 자리해 지역 역사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신원재는 김장생 선생의 아홉 번째 아들 김비의 재실로 1632년에 건립되었으며, 충청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김비는 진사시에 합격하고 조부, 부친, 형의 학문과 저술을 정리하며 사계 학맥 전통을 계승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방문 안내
위치 | 충남 계룡시 두마면 사계로 1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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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시간 | 09:00~18:00 (동절기 17:00) |
휴관일 | 월요일, 공휴일 익일, 설날과 추석 |
관람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s://xn989a3b275f1ip.com/ |
사계솔바람길은 고택과 재실, 숲과 꽃이 어우러진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와 같습니다. 솔향 가득한 이 길을 걸으며 조선 선비들의 숨결을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