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머문 모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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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머문 모덕사

충남 청양군 목면에 자리한 모덕사가 깊어가는 가을빛으로 물들었다. 2026년 10월 27일 현재, 경내에서는 노란 은행나무와 붉은 대문, 고즈넉한 누각과 돌담, 맑은 연못이 어우러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모덕사는 아름다운 가을 경관과 함께 면암 최익현 선생의 항일투쟁과 독립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역사 공간이다. 단풍을 감상하는 나들이에 그치지 않고 우리 근현대사의 한 장면을 차분하게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연못에 담긴 가을 풍경

바람이 잦아든 이른 아침에는 연못 수면이 거울처럼 맑아진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와 모덕사의 단정한 건물이 물 위에 선명하게 비친다. 실제 풍경과 반영이 위아래로 맞닿으며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을 만든다.

연못 건너편에서는 누각과 은행나무, 돌담이 한눈에 들어온다. 걷는 위치에 따라 풍경의 구도가 계속 달라진다. 연못 쪽에서는 건물과 나무의 반영이 돋보이고, 돌담 옆에서는 기와와 단풍이 나란히 이어진다. 누각 아래에서는 연못과 하늘이 넓게 펼쳐져 한층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고요한 수면 위로 구름이 흐르고, 은행나무 우듬지가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경내를 천천히 걷는 관람객들은 발걸음을 늦추고 곳곳에서 달라지는 가을빛을 바라보게 된다.

면암 최익현을 기리는 사우

모덕사는 면암 최익현 선생의 항일투쟁과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해 1914년에 세운 사우다. 선생의 위패가 모셔져 있으며, 영정과 위패, 유품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면암 최익현 선생은 조선 말기의 대학자이자 의병장이다. 일제 침략에 맞섰으며, 1906년 전북 태인에서 의병을 일으켜 싸우다 붙잡혔다. 이후 대마도 감옥에 갇혔고, 같은 해 11월 17일 74세로 순국했다.

청양은 최익현 선생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머문 곳이기도 하다. 해방 이후에는 백범 김구 선생이 임시정부 요인들과 함께 모덕사를 찾아 임시정부가 조국에 돌아왔음을 아뢰는 고유제를 올렸다. 모덕사가 단순한 사당을 넘어 독립정신과 귀환의 의미를 함께 간직한 장소로 평가되는 배경이다.

은행나무와 붉은 대문

모덕사 입구에 다가서면 커다란 은행나무가 먼저 시선을 끈다. 대문 위로 가지를 넓게 펼친 은행나무에는 노란 잎이 풍성하게 내려앉아 있다. 태극 문양이 그려진 붉은 대문 양옆에는 노랑과 연두의 잎이 나란히 어우러져 선명한 색의 대비를 만든다.

대문과 은행나무는 연못 위에도 함께 비친다. 붉은색과 노란색, 푸른 하늘빛이 수면에서 겹치며 모덕사의 가을을 대표하는 장면을 완성한다. 햇빛을 받은 은행잎은 더욱 밝게 빛나고, 고풍스러운 목조건물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경내에서는 흰 소국 너머로 건물을 바라볼 수 있고, 기와를 얹은 담장 너머로 은행나무와 사당 지붕을 살펴볼 수도 있다. 나뭇가지와 잎 사이로 드러나는 노란 은행나무와 지붕은 가까이에서는 또 다른 구도를 보여준다.

단청 처마에 걸린 은행잎

누각 주변에서는 단청을 입힌 처마와 은행잎이 한 장면에 담긴다. 처마 끝으로 늘어진 잎 사이에 햇빛이 스며들면 노란빛이 한층 선명해진다. 은행잎을 자연스러운 액자처럼 두고 누각을 바라보면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풍경이 펼쳐진다.

새파란 하늘과 노란 은행잎의 대비도 또렷하다. 구름과 나무, 처마와 돌담이 시선이 닿는 곳마다 이어져 경내 전체에 차분한 계절감을 더한다. 화려한 장식보다 자연과 전통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모덕사 가을 풍경의 특징이다.

예를 갖추는 홍살문

모덕사로 이어지는 길에는 붉은 홍살문이 서 있다. 홍살문은 이곳이 예를 갖춰 들어가는 신성한 공간임을 나타낸다. 노란 잎 사이로 드러나는 붉은 문은 계절의 색과 공간의 의미를 동시에 보여준다.

홍살문 안으로 들어설 때에는 최익현 선생의 삶과 항일정신을 되새기며 마음가짐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고요한 경내 분위기는 방문객이 역사적 의미를 차분히 돌아보도록 이끈다.

면암최익현기념관 체험

모덕사 곁에는 국내 최초의 면암 최익현 전문 역사문화공간인 면암최익현기념관이 있다. 모덕사의 가을 경관을 둘러본 뒤 기념관을 방문하면 최익현 선생의 생애와 정신을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념관은 모두 7종의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요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 모덕이와 함께 배우는 면암 최익현
  • 선비의 하루
  • 임금님의 비밀편지를 해독하라
  • 면암의 정원
  • 면암의 등불

이 가운데 상설 자유형 프로그램 3종은 관람객 누구나 상시 참여할 수 있다. 활동지를 활용해 공간을 탐방하는 프로그램과 보드게임 방식의 역사 체험인 면암투어, 누각에서 즐기는 색칠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유아와 학교, 성인,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예약형 프로그램 4종도 회차별 사전예약 방식으로 진행된다. 어린이들은 비밀편지를 해독하는 활동을 통해 최익현 선생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은 역사 체험과 모덕사의 가을 경관을 한자리에서 함께 누릴 수 있다.

가족과 걷는 역사 나들이

모덕사와 면암최익현기념관은 충남 청양군 목면에 있다. 연못과 누각, 은행나무와 돌담을 둘러보는 산책에 역사 교육과 체험을 더할 수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살펴볼 만하다.

2026년 10월 27일 현재 은행나무의 노란빛이 경내 곳곳을 채우고 있다. 단풍은 이번 주말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 풍경은 짧은 기간에 빠르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방문 시점에 따라 색감과 낙엽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

모덕사의 가을은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인 동시에 나라를 위해 뜻을 굽히지 않았던 면암 최익현 선생의 정신을 돌아보는 여정이다. 연못에 비친 은행나무와 사당, 붉은 홍살문을 따라 걷다 보면 청양의 자연과 역사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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