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묻는 유한성 이후

소방서에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공주문화예술촌에서 2026년 릴레이전의 하나로 최은영 작가의 전시 유한성 이후가 열린다. 공주문화예술촌은 과거 소방서로 사용하던 건물을 2016년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새롭게 단장한 복합문화예술 공간이다.
일반적인 갤러리와는 다른 외관을 지닌 이곳은 1층에 전시실을 두고, 위층에는 입주 작가들의 작업실을 마련했다. 작품을 공개하는 전시 기능과 작가들의 창작 활동이 한 건물 안에서 이어지는 구조다.
입주 작가들이 이어가는 릴레이전
2026년 공주문화예술촌 릴레이전은 입주 작가들이 차례로 작품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전시가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만큼 시기마다 서로 다른 작가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로, 문화예술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두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최은영 작가의 유한성 이후는 2026년 9월 29일부터 10월 11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상실 이후의 세계를 탐구하고, 빛과 거울, 투명한 물질을 매개로 무엇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묻는다.
빛과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작품
전시실은 작품을 놓아두는 배경에 머물지 않는다. 빛이 들어오는 방향과 관람객이 서 있는 위치에 따라 작품의 인상이 달라지는 실험적인 무대로 기능한다. 같은 대상을 바라보더라도 빛과 시선이 변하면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커튼 너머의 어두운 공간에서는 투명한 필름을 통과한 빛이 벽에 반사된다. 어둠 속에 퍼진 빛은 몽환적인 장면을 만들고, 관람객이 움직이는 동안 작품의 형태와 분위기도 계속 달라 보인다. 눈앞의 대상이 고정된 하나의 모습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전시 공간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직접 움직이며 만나는 세계의 구문
벽과 바닥을 따라 길게 놓인 직육면체 구조물 작품 세계의 구문은 관람객이 직접 움직일 수 있는 설치작품이다. 현장에는 육각주를 움직여 보라는 안내가 마련돼 있다.
구조물을 움직일 때마다 작품의 배열과 관람객에게 보이는 모습이 달라진다. 관람자의 개입에 따라 작품이 전하는 의미도 변화한다. 이는 우리가 바라보는 세계가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신체적인 움직임으로 경험하게 한다.
보이는 것과 만져지는 것의 차이
또 다른 참여형 설치작품은 관람객이 수조에 손을 넣도록 구성됐다. 겉으로 볼 때는 물로 가득 찬 수조처럼 보이지만, 손을 넣으면 눈으로는 쉽게 구별하기 어려운 수많은 둥근 물질이 잡힌다. 작품 옆에는 젖은 손을 닦을 수 있는 휴지도 준비돼 있다.
눈으로 확인한 모습과 손끝으로 감지한 결과가 다르다는 점이 작품의 중요한 경험으로 이어진다. 보이는 것이 대상의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시각과 촉각의 차이를 통해 드러내는 구성이다.
익숙한 세계를 낯설게 바라보다
유한성 이후는 신체와 기억, 시간과 물질이 서로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작품은 관람객이 익숙하게 받아들였던 세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이끈다. 빛의 방향과 관람 위치, 직접적인 움직임과 촉각이 작품을 이해하는 과정에 함께 작용한다.
전시장 바깥에서도 유리 너머로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 있어 공간 안팎을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람객의 시선과 위치에 따라 드러나는 장면이 달라지는 만큼, 전시장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간극을 자연스럽게 체감하는 공간이 된다.
전시 관람 정보
| 전시명 | 최은영 유한성 이후 |
|---|---|
| 프로그램 | 2026년 공주문화예술촌 릴레이전 |
| 전시 기간 | 2026년 9월 29일 화요일부터 10월 11일 일요일까지 |
| 운영 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
| 휴관일 | 월요일 |
| 관람료 | 무료 |
| 장소 | 공주문화예술촌 |
| 위치 | 충청남도 공주시 봉황로 13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