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정각사, 전통 속 힐링의 공간

부여 정각사, 전통 속 힐링의 공간
충남 부여군 석성면 정각리에 위치한 정각사는 태조산 자락의 비탈면에 자리한 전통사찰로,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고즈넉한 산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차가운 바람이 산골을 스치고 낙엽이 절마당에 쌓이는 늦가을, 정각사는 묵묵히 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방문객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선사합니다.
정각사는 부여와 논산을 잇는 길 중간 지점인 태조산(224m) 중턱에 위치해 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마곡사 소속의 전통사찰입니다. 창건은 백제 시대로 전해지나, 이를 입증할 기록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조선시대 여러 문헌에서 정각사의 존재와 위치에 관한 기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18세기 중후반 기록에 따르면, 당시 정각사는 법당 3칸, 선당 1방, 승당 1방, 정문 3칸 규모였으며, 스님이 10명에 달했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1797년 충청관찰사 임재원이 정각사를 회상하는 한시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후 석성읍지와 사찰고, 부여지 등 문헌에서는 화재로 법당 일부가 소실되었으나, 조선시대 법등이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찰의 가람배치는 남서향을 정면으로 하여 대웅전, 나한전, 요사채 2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웅전은 1981년에 중건되었으며, 겹처마 주심포 양식의 팔작지붕을 갖추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주존 불인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협시하고 있는데, 두 보살상은 18세기 조선 시대 작품으로 충남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관음보살상은 부드러운 미소와 안정감 있는 비례를 자랑하며, 1620년 제작된 동국대박물관 목조보살입상과 유사한 조형성을 보입니다. 대웅전 오른편의 나한전에는 삼존불과 후불탱화가 모셔져 있으며, 뒤편에는 풍화가 심한 마애불과 협시불 반가사유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요사채는 전면과 측면 각각 3칸의 맞배지붕으로, 본래 법당이었으나 현재는 주지승의 거처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경내에는 수백 년 된 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방문객들이 잠시 쉬어가기에 적합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주지 스님은 방문객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어주며, 풍부한 식견으로 편안한 시간을 선사합니다.
사찰 입구 좌측에는 선월당대사법혜와 일봉당대사처습을 포함한 부도탑 5기가 있으며, 1958년 기단 보수 공사 중 출토된 사리는 부여박물관의 조사를 거쳐 2005년 부여군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정각사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입니다. 방문객들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자유롭게 사찰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충남 부여군 석성면 왕릉로정각사길 165에 위치한 정각사는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힐링의 공간으로, 조용한 산사의 정취와 함께 마음의 쉼표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