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유교문화진흥원과 종학당 가을 산책길

논산 유교문화진흥원과 종학당 가을 산책길
충남 논산시 노성면 병사리 일대에 위치한 한국유교문화진흥원과 종학당은 가을 햇살 아래 산책하며 사색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늦은 오후, 비교적 가까운 이곳을 방문한 이들은 고즈넉한 한옥과 잘 정돈된 산책로, 그리고 깊이 있는 전시를 통해 유교문화의 정수를 체험할 수 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에서 만나는 역사와 시간
진흥원 입구에는 전통 기와집과 함께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라는 표지석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내부에는 특별전시실이 마련되어 있어, 2025년 3월 말까지 ‘양무공신 이삼 특별전’이 진행 중이다. 이삼(1677~1735)은 논산 출신으로 숙종, 경종, 영조 시대에 걸쳐 군직을 역임하며 국왕의 신임을 받았던 인물이다. 1728년 이인좌의 난 당시 도성을 지킨 공로로 양무공신 2등에 책록되었으며, 그의 충성심은 영조 임금으로부터 ‘백일(白日)’이라는 편액을 하사받을 정도로 높이 평가되었다.
또한 기획전시실에서는 ‘시시각각’이라는 주제로 조선시대 시간의 철학과 측정, 기록 방식을 3부에 걸쳐 소개한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시간을 단순한 흐름이 아닌 삶과 자연의 조화 속에서 의미를 찾았으며, 해가 길을 떠나는 때를 뜻하는 ‘시(時)’를 비롯해 ‘시진(時辰)’, ‘각(刻)’, ‘경(更)’, ‘절기(節氣)’ 등 독특한 시간 단위를 사용했다. 이 전시는 현대인에게 시간의 소중함과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문화 공간 솔비움과 한옥 연수원
기획전시를 둘러본 후 방문객들은 ‘솔비움’이라는 문화 공간에서 독서와 담소를 즐길 수 있다. 양쪽으로 책장이 진열되어 있고, 기다란 테이블과 방석이 마련된 마루에서는 편안한 휴식이 가능하다. 음료 반입도 허용되어 있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하다.
솔비움 인근에는 한옥 연수원이 자리해 있다. 이곳은 주로 외국인들이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숙박하는 공간으로, ‘온고재’, ‘지신재’, ‘실사재’, ‘구시재’ 등 의미 있는 한자 이름을 가진 독립된 한옥 건물들이 다수 있다. 한옥 체험을 통해 전통의 멋과 정취를 깊이 느낄 수 있다.
종학당, 조선시대 사설 교육기관의 역사
한국유교문화진흥원에서 차로 1분 거리인 종학당은 1625년 인평대군사부 윤순거가 자녀 교육을 위해 세운 사설 교육기관이다. 1628년 백록당과 2층 누각 정수루를 창건해 과거 준비생과 석학들의 학문 연구 및 교류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1665년 명재 윤증이 초대 사장으로 임명되어 교육과정과 학규를 제정하며 운영을 체계화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상급과정이 폐쇄되었으나, 2001년 종중의 결의로 종학원으로 명명되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종학당의 2층 누각과 백록당은 연꽃 연못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높은 지대에 위치해 풍수지리적으로도 뛰어난 입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유교문화축전과 지역 문화의 활성화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주차장에는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한국유교문화축전 홍보 차량이 자리해 있다. 개막식은 12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유교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먹거리,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뜻깊은 문화 체험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맺음말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2022년 10월에 건립된 신축 건물로,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다. 전시와 문화 공간, 한옥 연수원, 잘 정돈된 산책로가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가을 햇살 아래 코스모스 봉오리가 피어나는 산책길은 사색과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논산을 찾는 이들에게 유교문화의 깊이를 느끼며 자연과 함께하는 산책을 권한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주소: 충남 논산시 노성면 종학길 10
입장료: 무료 (10:00~17:00)
휴무: 매주 월요일
종학당
주소: 충남 논산시 노성면 병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