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강경 근대거리, 역사와 활력의 재탄생

논산 강경 근대거리, 역사와 활력의 재탄생
충남 논산시 강경읍 서창리 일대에 위치한 강경 근대거리가 변신을 거듭하며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상권이 살아나면서 지역 명소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고 있다.
강경은 우리나라 최대의 젓갈 시장이 자리한 곳으로, 19세기 말 대구, 평양과 함께 조선의 3대 시장 중 하나로 성장했다. 금강 하구에 위치한 뱃길 덕분에 큰 시장이 형성되었으며, 일제강점기에는 물류 수송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90년 금강하구둑 공사로 바닷길이 막히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가 최근 근대화 거리 조성 사업을 통해 다시 활력을 얻고 있다.
역사적 건축물과 문화유산의 보존
강경 근대거리 곳곳에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금강 수운을 기반으로 한 상업 도시의 흔적이 남아 있다. 대표적인 건물인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은 1913년에 지어진 르네상스풍 단층 건물로, 현재는 강경역사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박물관 뒤편에는 근대 사교와 오락의 공간이었던 강경구락부가 자리해 고풍스러운 유럽풍 건축물과 중앙광장, 강경 호텔 및 식당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옛 강경포구의 번성했던 모습을 보여주는 구 강경노동조합 건물은 1925년 건축된 2층 목조건물로, 한국전쟁 당시 훼손된 후 2009년 일본 목조건축 양식으로 복원되어 현재는 강경 역사 문화안내소로 사용되고 있다.
근대 문화와 종교의 흔적
강경 근대역사문화거리를 걷다 보면 1923년 개업한 한약방인 구 연수당 건재 약방이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한식과 일본식 건축 양식이 절충된 이 건물은 당시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했던 지역임을 보여준다.
골목길에서는 1918년 정달성 전도사가 창립한 한옥 예배당도 만날 수 있다. 이 예배당은 초가집 두 채를 빌려 시작된 교회로, 현재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다. 1919년 옥녀봉 만세운동 당시 일본 경찰의 폭력으로 국제 문제가 된 사건과 관련해, 1923년 일본의 사과와 보상으로 본 교회가 건축되었다는 역사적 배경도 전해진다.
강경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김대건 아드레아 신부가 첫 사목을 수행한 곳이기도 하다. 1845년 사제로 서품된 김 신부는 강경포구 인근에 상륙해 한 달 남짓 머물며 사목활동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페레올 주교가 교구장 직무를 처음 수행한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근대화 거리의 현재와 미래
강경 근대화 거리 중앙에는 붉은 지붕과 흰 벽면이 조화를 이루는 강경성당과 김대건 신부 기념관이 자리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끈다. 또한,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거부 운동의 상징인 신사참배 거부 신도 기념비가 강경성결교회 앞마당에 세워져 있어 당시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게 한다.
근대화 거리 내에는 다양한 기념품과 수제 물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들어서고, 지역 특산품인 논산 딸기 퓨레를 활용한 약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 세대와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음식점들도 문을 열면서 상권이 활성화되고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충남 논산시는 인구 감소와 상권 쇠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강경 근대화 거리 조성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사업은 옛 건축물과 간판을 보존하며 어르신들에게는 추억을,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운 흥미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경 근대화 거리는 충남 논산시 강경읍 계백로 167번길 50에 위치하며, 무료 주차장이 완비되어 있어 방문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