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금오산 향천사, 가을 초록빛 사찰 산책

예산 금오산 향천사, 가을 초록빛 사찰 산책
충남 예산군 예산읍 향천리 57에 위치한 금오산 향천사는 깊은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사찰로, 가을의 선선한 바람과 함께 찾기 좋은 명소입니다. 이번 가을, 늦은 오후 시간에 방문한 향천사는 주변의 초록빛 자연과 어우러져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향천사는 예산읍 중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어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친숙한 장소입니다. 이곳은 산책로로도 사랑받으며, 금오산 등산로의 출발점 중 하나로도 활용됩니다. 자동차로 예산읍에서 2분 정도 이동하면 시원한 물이 흐르는 작은 하천과 함께 향천사 일주문이 나타납니다.
일주문은 2003년에 세워진 사찰의 첫 번째 문으로, 불교의 진리와 철학을 상징하는 구조입니다. 일주문 옆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늦가을 단풍이 일주문 주변을 아름답게 물들여 사진 애호가들의 발길을 끌고 있습니다.
금오산 자락에 자리한 향천사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수덕사의 말사로서 역사적 의미가 깊습니다. 일주문에서 3분 정도 걸으면 돌계단과 함께 2019년에 조성된 향설루가 나타납니다. 향설루는 방문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커피 한 잔과 함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합니다.
대웅전 우측에는 2017년에 조성된 약사여래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약사여래불은 중생의 병고와 고통을 치유하는 자비의 부처님으로,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신앙의 중심입니다. 향설루 뒤쪽 마당에는 극락전이 위치해 있으며, 향천사는 백제 말기 의자왕 16년에 의각스님이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의각스님이 중국에서 부처를 돌배에 싣고 예산읍 신암면 창소리에 도착해 한 달간 정성껏 예불을 올리던 중, 금 까마귀 한 쌍이 배 주위를 돌다가 향천사 자리에서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고 그곳에 절을 세웠다고 전해집니다. 이로 인해 ‘향기로운 샘물’이라는 뜻의 향천사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극락전 앞에는 자연석으로 만든 당간지주가 있으며, 나한전 앞에는 9층 석탑이 있습니다. 나한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건물로, 임진왜란 당시 일부 파손되었으나 백제탑의 우아함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극락전에는 17세기 중반 불교 조각의 중요한 자료인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이 도지정 유형문화재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극락전 우측에 지장전이 조성되어 조상의 성불을 기원하는 법당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나한전 왼쪽에는 장독대와 산신각이 자리하며, 작은 다리를 건너면 1515기의 불상이 모셔진 천불전이 있습니다.
천불전 서쪽 언덕에는 의각대사와 임진왜란 당시 승군을 이끌었던 멸운대사의 부도가 위치해 있습니다. 특히 멸운대사 부도에는 얼굴이 새겨져 있어 독특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부도는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봉안하는 묘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부도에 얼굴을 새긴 사례가 드문 편입니다.
예산시장 방문 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향천사와 예산향교, 예산성당, 옛 호서은행 등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은 코스입니다. 삽티공원에서 산책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추천됩니다.
금오산 향천사
주소: 충청남도 예산군 예산읍 향천사로 117-20
이용 시간: 상시 개방
입장료 및 주차료: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