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손끝에서 피어난 부여 송정리 그림책마을

부여 송정리 그림책마을, 농촌에 피어난 문화예술의 꽃

충남 부여군 양화면 송정리, 깊은 들녘 속에 자리한 작은 시골마을이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이곳은 4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송정마을로, 70년 전만 해도 80여 가구가 살던 조용한 산골 농촌이었습니다. 현재는 25가구의 어르신들이 거주하며 한적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시작된 마을사업은 주민들의 인생과 삶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제작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19억 2천만 원의 보조금을 받아 3년에 걸쳐 마을찻집을 건축하였고, 2017년 8월부터는 주민들이 직접 찻집을 운영하며 세대 간 소통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쇠퇴하는 한국 농촌을 되살리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아 충청남도를 대표하는 문화마을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충남도지사상과 2021년 행복농촌만들기 전국대회 농림부장관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주민들의 자긍심과 마을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70~80대 고령의 주민들이 주축이 되어 마을 부흥에 앞장섰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주민 23명이 자신의 인생을 담은 그림책을 제작하며, 마을은 세상과 소통하는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송정그림책마을찻집에서 만나는 따뜻한 이야기

마을찻집에 들어서면 건강한 재료로 만든 음료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할머니들이 일주일에 두 번씩 돌아가며 카페를 운영하며,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햇살이 가득한 창가에 앉아 마을 풍경을 바라보며 음료를 즐길 수 있습니다.

찻집 안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그리고 쓴 그림책들이 조용히 놓여 있습니다. 소박하지만 진솔한 이야기들이 담긴 이 책들은 다양한 세대가 함께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도시와 농촌, 어린이와 노인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책 속 그림들은 엽서, 인형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어 찻집 곳곳에 전시되어 있어 마을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마을 곳곳이 동화 속 풍경

찻집을 나와 마을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벽마다 그림책 속 장면들이 펼쳐져 있어 마치 한 편의 동화책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할머니, 초가집, 옥수수 등 친근한 소재들이 마을 곳곳에 그려져 있습니다.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마을답게 오래된 집들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1925년에 세워져 오랫동안 마을 교육을 담당했던 야학당 건물은 마을 중심에 위치해 방문객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현재는 100주년을 기념해 손그림으로 제작한 2D 내니메이션 미디어 아트를 상영하며 마을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삶과 예술이 어우러진 송정 그림책마을

송정 그림책마을은 어르신들의 기억과 삶이 예술로 승화된 공간입니다. 오래된 이야기가 살아 숨 쉬고, 진심 어린 삶의 기록이 그림으로 펼쳐지는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깊은 공감을 나눕니다.

이곳에는 시간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는 따뜻한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방문객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 한 페이지를 선사합니다.

송정 그림책마을 안내

다양한 프로그램

• 이야기 산책 (30분): 마을 어르신과 함께 마을을 돌며 옛날 이야기와 사람 이야기를 듣는 시간
• 들려주는 그림책 (30분): 할머니, 할아버지가 직접 자신의 그림책을 읽어주는 시간
• 느린 그림엽서 (60분):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그림엽서를 그리고 편지를 써 1년 뒤에 받아보는 프로그램
• 이야기 모빌 만들기 (60분): 친환경 오브제와 슈링클스를 활용해 나만의 모빌과 책갈피를 만드는 체험
• 인형극 (30분):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인형과 대본으로 진행하는 인형극
• 송정마을 보물찾기 (30분): 그림책을 읽고 마을 곳곳을 탐험하며 작가의 집을 찾아 선물을 받는 프로그램
• 할머니 도시락 (60분): 마을 할머니들이 직접 준비한 농작물로 만든 주먹밥 도시락과 나들이 세트 제공
• 마을사업 강의 (60분): 농촌 문화복지활동과 주민자치 우수사례를 소개하는 강의

10명 이상 사전 예약 시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