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년 공산성 비극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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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년 공산성 비극의 밤

660년 공산성 비극의 밤

충남 공주시 금성동에 위치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산성에서 매주 토요일 저녁 특별한 역사와 음악의 밤이 펼쳐지고 있다. 2025년 5월 24일, ‘660년, 공산성의 비극’을 주제로 한 세 번째 행사가 진행되었다.

비가 그친 후 서늘한 바람이 성곽의 나무를 흔들며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참가자들은 백제 웅진시대의 마지막 밤을 상상하며 공산성의 숲길을 따라 걸었다. (사)한국국가유산연구소 이태묵 소장과 문화해설사 이영란 씨가 백제 깃발을 들고 안내를 맡았다.

공산성은 금서루(서문), 진남루(남문), 영동루(동문), 공북루(북문) 등 4개의 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참가자들은 금서루를 출발해 영은사, 공북루, 공산정 등 역사적 장소를 거치며 백제와 조선시대의 유적과 유물을 살펴보았다.

특히 공산성 내 성안마을 유적에서는 백제,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에 걸쳐 일반인들이 거주했던 흔적이 발견되었으며, 백제 웅진시대 왕궁터로 추정되는 곳에서는 현재도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문화해설사 이영란 씨는 웅진시대 백제의 역사적 중요성을 설명하며, 동성왕과 무령왕 시기를 거쳐 백제가 다시 강국으로 도약한 과정을 소개했다. 또한 조선시대 세조가 창건한 영은사와 임진왜란 당시 승병 훈련장으로 사용된 사실,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머문 큰절임을 알렸다.

공산정에서 바라본 서쪽 하늘은 붉게 물들었고, 일제강점기 누에 알을 보관하던 잠종냉장고 앞에서는 금강 얼음을 저장했던 역사적 시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북루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김상균의 크로매틱 하모니카와 홍소림의 클래식 기타 듀오 공연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했다. 이어 공산성 방문자센터에서 본 공연이 이어졌다.

시낭송가 조옥순 씨는 정도전의 ‘공주 금강루’와 나태주 시인의 ‘공산성’을 낭송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지막으로 충북대학교 사학과 김영관 교수가 ‘660년, 공산성의 비극’을 주제로 명사 특강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백제 마지막 왕 의자왕과 관련된 묘지명 연구를 통해 백제 멸망의 진실을 학문적으로 조명했다.

김영관 교수는 20여 년간 중국 서안과 낙양을 오가며 백제, 고구려, 신라, 발해 관련 금석문을 발굴해 학계에 소개해 왔다. 그의 연구는 백제의 교육제도, 관등, 지방제도, 군사 문제 등 역사적 이해를 심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음악회가 아닌 백제의 마지막을 마주하고 그 역사와 아픔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행사 후 설문지를 작성하고 후원처인 금강조각연구소 윤태중 소장이 제공한 공주밤빵을 받으며 밤을 마무리했다.

‘공산성 달밤 이야기 & 콘서트’는 2025년 7월 12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금서루 느티나무 무대에서 진행된다. 우천 시에는 공산성 방문자센터에서 열린다.

공산성의 달빛 아래 성곽길을 걸으며 백제의 역사를 음악과 명사 특강으로 만나는 이 특별한 행사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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