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의 밤을 걷다

옛 장항역에 다시 켜진 불빛
충남 서천군 장항읍의 옛 장항역 일원에서 장항 1931 밤기행이 열렸다. 행사는 2026년 10월 10일과 17일, 30일과 31일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됐다. 과거의 철도 공간을 새롭게 단장한 장항도시탐험역을 중심으로 의상 대여와 공예 체험, 추억의 놀이,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행사장의 중심 주제는 레트로였다. 오래된 역사가 지닌 시간의 흔적과 야간 조명이 어우러지면서 장항의 옛 정취가 한층 선명하게 드러났다. 화려함만을 앞세우기보다 세대마다 간직한 추억을 자연스럽게 꺼내 볼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손으로 완성하는 체험 공간
장항도시탐험역 앞쪽과 오른편에는 여러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꼬마보부상 체험에서는 봇짐과 짚신 모형 등을 만들 수 있었고, 빛기행에서는 LED 무드등 제작이 진행됐다. 등불공예 공간에서는 제등을 직접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완성품을 받아 가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자가 손으로 하나씩 만들어 보는 방식이어서 체험 과정 자체가 행사의 일부가 됐다. 어린이들은 재료를 살펴보며 작품을 완성했고,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곁에서 제작 과정을 함께 지켜봤다.
옛 의상과 근대 사진관
무료 옛 의상 대여 공간과 근대 사진관은 장항 1931 밤기행의 대표적인 체험 요소였다. 의상실에는 간이 탈의실과 여러 소품이 준비됐으며, 다양한 크기의 의상을 갖춰 방문객이 자신에게 맞는 옷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옛 의상으로 갈아입은 방문객들은 근대 사진관과 행사장 곳곳에서 사진을 남겼다. 오래된 역을 배경으로 당시 분위기를 살린 옷과 소품이 더해지면서 공간 전체가 하나의 촬영 무대처럼 이어졌다. 단순히 전시물을 바라보는 관람을 넘어 방문객이 직접 장면 속 인물이 되는 체험이었다.
광장에 펼쳐진 추억의 풍경
광장에는 옛날 과자 골라 담기, LP 전시, 커피 그림, 옛날 우체국과 문방구 등 다양한 공간이 배치됐다. 유료 공간에서는 상자를 접은 뒤 뚜껑이 닫힐 만큼 과자를 담는 방식의 체험과 문방구 이용 등이 운영됐다.
LP와 옛 타자기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은 어린 세대에게 낯선 생활 문화를 보여주고, 기성세대에게는 지나간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서로 다른 나이의 방문객이 같은 물건을 바라보며 각자의 기억과 호기심을 나눌 수 있는 구성으로 꾸며졌다.
커피만으로 장항역 그림을 채색하는 공간도 운영됐다. 어린이들은 색다른 재료에 관심을 보였고, 어른들도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 속에서 그림을 채웠다. 커피가 마시는 음료를 넘어 그림을 완성하는 재료가 되면서 참여 열기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놀이와 행사가 이어진 열차카트
광장에는 말과 훌라후프, 딱지 등 추억의 놀잇감이 놓였다. 참가자들은 진행자와 함께 게임을 즐기며 체험권을 받을 수 있었다. 익숙한 놀이를 다시 만난 어른과 이를 새롭게 접한 어린이가 한 공간에서 어울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실제 열차를 옮겨 놓은 열차카트 안에서는 진행자의 질문에 답을 맞히면 간식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규모가 크지 않은 이벤트였지만 열차라는 장소의 특징을 활용해 방문객의 참여를 이끌었다.
공연과 야간 포토존
행사장에는 열기구 형태의 포토존과 푸드트럭이 배치됐다. 푸드트럭 공간 앞에는 작은 간이 무대가 마련돼 공연이 진행됐다. 공연 내용은 시간대마다 달랐으며, 행사도 매일 같은 주제를 반복하지 않고 서로 다른 주제로 구성됐다.
날짜와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프로그램은 여러 차례 현장을 찾더라도 새로운 분위기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무대 공연과 체험, 먹거리 공간이 가까이 이어져 방문객들은 행사장을 이동하며 저녁 시간의 장항을 둘러볼 수 있었다.
철도 공간을 살린 지역 문화
장항도시탐험역은 옛 장항역을 새롭게 단장한 공간이다. 이번 행사는 역사와 광장, 열차 등 기존 철도 공간의 특징을 체험과 공연에 연결했다. 과거의 장소를 보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시민과 관광객이 머무는 문화 공간으로 활용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평소 장항도시탐험역에서는 장항이야기 뮤지엄과 2층 카페, 2층 1970 체험존을 이용할 수 있다. 자전거를 빌려 장항역 주변을 살펴보는 활동도 가능하다. 인근에는 씨큐리움과 국립생태원, 금강 하굿둑 놀이공원 등 어린이와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
행사와 장소 정보
| 행사명 | 장항 1931 밤기행 |
|---|---|
| 행사 기간 | 2026년 10월 10일, 10월 17일, 10월 30일, 10월 31일 |
| 운영 시간 |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까지 |
| 행사 장소 | 장항도시탐험역 일원 |
| 행사 요금 | 무료 |
| 행사 안내 기관 | 서천문화관광재단 |
| 장소 | 장항도시탐험역 |
| 소재지 |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 장항로161번길 27 장항화물역 |
행사는 종료됐지만 장항도시탐험역은 장항의 철도 역사와 지역 문화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남아 있다. 옛 역의 구조와 이야기에 체험 콘텐츠가 더해지면서 장항을 찾는 가족과 여행객에게 지역의 시간을 이해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