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정호에 피어난 풍경

논산시가 시민과 관광객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2026년 하반기 물빛문화공간 기획 전시의 세 번째 순서로 김이훈 개인전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풍경이 발생하는 자리’다. 전시는 2026년 11월 8일까지 충청남도 논산시 가야곡면 탑정로 836에 있는 물빛복합문화센터 2층 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자연과 예술이 만나는 전시
전시가 열리는 물빛복합문화센터는 탑정호의 자연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탑정호의 물빛이 푸르게 깊어지고 봉황산의 나뭇잎이 가을빛으로 변하는 계절과 맞물려, 관람객은 주변 풍경과 전시 작품을 함께 바라볼 수 있다.
전시실에는 김이훈 작가가 서로 다른 시기에 제작한 작품들이 한자리에 놓였다. 작품의 형태와 표현 방식은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달라졌지만,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과 기억에 관한 하나의 질문이 전시 전반을 잇는다.
같은 풍경과 서로 다른 기억
김이훈 작가는 같은 풍경을 바라보더라도 사람마다 서로 다른 대상을 기억한다고 설명한다. 누군가에게는 산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물빛이나 바람의 감각이 오래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장소 역시 계절과 시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김이훈 작가가 말하는 ‘풍경이 발생하는 자리’는 눈앞의 장면과 개인의 기억, 시간과 경험이 만나 새로운 풍경으로 이어지는 지점을 가리킨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눈앞에 보이는 대상을 그대로 옮기는 데 머물지 않는다. 작가는 특정한 장소에서 느낀 시간과 기억, 한때 사라졌다가 다시 떠오르는 감각을 화면 안에 담고자 했다.
선과 색으로 다시 태어난 장면
작품에는 산과 물, 하늘과 구름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는 어느 한 장소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풍경이라기보다, 사람들이 살아가며 만나고 지나치는 시간의 모습에 가깝게 제시된다.
그림을 천천히 살펴보면 뚜렷하게 보이던 형상이 흐려지기도 하고, 사라진 듯했던 모습이 다시 드러나기도 한다. 형상은 선과 색 속으로 흩어지는 한편, 비어 있던 자리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생겨난다.
작가는 이 같은 경계에서 풍경이 어떻게 달라지고 다시 만들어지는지를 바라보도록 이끈다. 관람객은 완성된 하나의 답을 확인하기보다 작품 속 형상과 색의 변화를 따라가며 각자의 기억과 감각을 마주하게 된다.
하나의 뜻에 머물지 않는 작품
전시 작품을 반드시 하나의 의미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어떤 관람객에게는 특정한 색이 오래 남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한 줄의 선이나 익숙한 산의 모습이 개인적인 기억을 불러올 수 있다.
그림이 품은 시간과 관람객이 살아온 시간이 만나는 순간, 또 하나의 풍경이 새롭게 발생한다는 것이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이야기다. 작품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산과 물, 하늘과 구름을 살펴보며 자신에게 남는 장면을 찾아볼 수 있다.
전시실에서는 서로 다른 시기의 작품들이 이어지며 김이훈 작가가 지속해서 던져 온 질문을 보여준다. ‘지금 바라보는 것이 단지 눈앞의 풍경일 뿐인가’라는 물음이다. 한 사람의 기억과 시간, 살아온 경험이 더해지면 같은 풍경도 서로 다른 모습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설명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가을 탑정호에서 만나는 문화
논산시는 시민과 논산을 방문한 관광객이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 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김이훈 개인전도 탑정호의 자연과 미술 작품을 한 공간에서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가을빛이 짙어지는 탑정호 주변과 차분한 전시실은 작품을 천천히 살펴보기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이룬다. 관람객들은 화면 속에서 흐려지고 다시 나타나는 형상을 따라가며, 저마다 기억에 남아 있는 풍경을 떠올릴 수 있다.
한 해의 결실을 거두고 지나온 시간을 정리하는 가을, 이번 전시는 풍경을 바라보는 방식과 그 안에 담긴 개인의 기억을 차분하게 되짚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 정보
| 전시명 | 김이훈 개인전 ‘풍경이 발생하는 자리’ |
|---|---|
| 전시 성격 | 2026년 하반기 물빛문화공간 세 번째 기획 전시 |
| 전시 기간 | 2026년 11월 8일까지 |
| 전시 장소 | 물빛복합문화센터 2층 전시실 |
| 소재지 | 충청남도 논산시 가야곡면 탑정로 83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