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 향천사, 천년의 고요를 품다

금오산 자락에 자리한 천년 고찰 향천사
충남 예산군 예산읍 향천사로 117-20에 위치한 향천사는 가을의 끝자락,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고요한 산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금오산의 포근한 능선에 자리 잡은 이 사찰은 백제 의자왕 때 의각 스님이 창건한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찰로, '향기로운 샘'이라는 이름처럼 맑고 그윽한 기운이 흐릅니다.
도심 가까이서 만나는 자연과 역사
예산시장에서 식사를 마친 후 산책 삼아 방문하기 좋은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일주문을 지나면 도심의 소음과는 다른 맑은 공기와 부드러운 흙길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은 투명하게 빛나며, 발밑의 흙은 도시의 아스팔트와는 확연히 다른 자연의 감촉을 전합니다.
향천사의 건축과 문화재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9층 석탑입니다. 세월의 무게를 견뎌낸 이 석탑 주변에는 늦가을 낙엽이 황금빛 카펫처럼 깔려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향천사는 대웅전 대신 극락전을 중심 건물로 두고 있으며, 법회나 큰 행사 시 대형 불화를 걸기 위한 괘불지주가 마당에 자리해 있습니다. 이 지주는 신자들이 건물 안에 모두 들어갈 수 없을 때 외부에서 불화를 볼 수 있도록 설치된 구조물입니다.
천불전과 전설이 깃든 불상들
향천사의 백미는 천불전입니다. 의각 스님이 금오산에서 돌을 주워 3천 불상을 조성했으나 무게가 너무 무거워 걱정하던 중 새들이 날아와 불상을 날랐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현재는 모든 불상이 남아 있지 않지만, 천불전 안에 모셔진 수많은 불상들은 각기 다른 표정으로 방문객을 맞이하며 마음의 평온을 선사합니다.
자연과 어우러진 사찰의 풍경
산사를 내려다보는 벤치에 앉으면 기와지붕 위로 내려앉은 햇살과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숲의 소리가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단풍나무길을 따라 올라가면 의각대사와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끈 혜희 스님의 사리를 모신 부도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도에는 사람 얼굴이 조각되어 있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끕니다.
현대인에게 전하는 치유의 공간
향천사는 불교 신자뿐 아니라 바쁜 일상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잠시 쉬어가도 좋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치유의 공간입니다.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은 이들에게 천년의 시간이 빚어낸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제공할 것입니다.
향천사 방문 안내
| 위치 | 충청남도 예산군 예산읍 향천사로 117-20 |
|---|---|
| 운영시간 | 연중무휴, 일출부터 일몰까지 관람 권장 |
| 관람료 | 무료 |
| 주차 | 사찰 입구 전용 주차장 무료 이용 가능 |
금오산 향천사는 예산 지역의 자연과 역사, 그리고 불교 문화가 어우러진 명소로, 이번 겨울에도 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선사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