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장곡사에서 만난 겨울 칠갑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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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장곡사에서 만난 겨울 칠갑산 산행

천년고찰 장곡사에서 만난 겨울 칠갑산 산행

2026년 병오년 겨울,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가족과 함께 충남 청양에 위치한 칠갑산으로 겨울 산행을 떠났습니다. 출발지는 천년고찰로 알려진 장곡사였습니다.

장곡사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사찰로(2.9km)는 단순한 등산로가 아니라,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는 의미 깊은 길이었습니다. 칠갑산을 대표하는 유행가 ‘칠갑산’의 가사 일부가 장곡사 입구 식당가 주차장에 설치된 ‘콩밭 매는 아낙네 상’에 새겨져 있어, 화전민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칠갑산에는 산장로, 사찰로, 칠갑로, 휴양로, 장곡로, 천장로, 도림로 등 다양한 탐방로가 있지만, 이날 선택한 사찰로는 장곡사 경내를 스치듯 지나며 시작되는 코스로, 칠갑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길 중 하나입니다. 가파른 구간과 계단이 교차하다가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지며, 칠갑산 아흔아홉골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장곡사는 신라 문성왕 때인 850년에 보조선사 체징이 창건한 천년고찰로, 3개의 국보와 3개의 보물을 보유한 충남의 대표적인 문화유산 사찰입니다. 특히 상·하 대웅전이 함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전국에서도 드문 사례입니다.

하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신 현재불의 공간으로, 산 아래에서 중생을 맞이하는 자리처럼 느껴집니다. 하대웅전 앞에서 고개를 숙여 합장하며 지난 한 해의 무사함에 감사하고 남은 날들에 대한 소망을 조용히 마음에 담았습니다.

상대웅전은 하대웅전과 엇갈리게 배치되어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야 하며, 400년 된 느티나무가 사찰을 지키는 수호목처럼 자리하고 있습니다. 상대웅전은 비로자나불, 즉 법신불을 모신 공간으로, 현재불을 모신 하대웅전과 대비되어 불교의 세계관을 공간으로 보여줍니다. 상대웅전에서 내려다보면 하대웅전과 전각들이 계곡 지형을 살려 질서 있게 배치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칠갑산 삼성각을 지나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되며, 처음 500m는 급경사지만 휴양로와 연결되는 쉼터에서 거북바위를 만나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거북바위는 어린 선비가 칠갑산에서 잠든 사이 거북이에게 장수를 부러워하며 등에 태워 달라는 전설이 전해지는 바위입니다.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음을 느끼게 합니다.

가파른 구간을 지나면 소나무 숲길이 펼쳐져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하늘을 향해 뻗은 소나무들이 하나로 모여 동심원을 이루는 모습은 인간 삶의 연대와 닮아 있음을 생각하게 합니다.

정상에 가까워지면 비탈길의 좁은 구간에서 밧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오르며, 칠갑산 아흔아홉골의 깊고 굽이진 골짜기를 배경으로 산봉우리 모양의 벤치형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탐방객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막바지 나무 계단을 지나면 키 작은 나무들이 정상의 울타리처럼 단정하게 자리해 충청남도 도립공원의 품격을 보여줍니다.

해발 561m의 칠갑산 정상에 도착해 정상 표지석 옆에서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작은 성취의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이날은 겨울 특유의 맑고 투명한 공기가 시야를 넓혀 남서쪽 금강, 동남쪽 계룡산, 서북쪽 오서산과 멀리 서해까지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칠갑산 정상은 새해 희망을 품은 파노라마 풍경을 선사했습니다.

장곡사에서 시작해 사찰로를 따라 오른 칠갑산 정상까지의 겨울 산행은 천년고찰의 고요함과 겨울 산의 고즈넉한 풍경이 어우러져 세밑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산행은 단순한 등반을 넘어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설계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장곡사 안내

주소충남 청양군 대치면 장곡길 241
주차 및 입장료무료, 상시 개방
전화번호041-942-6769
관리사무소 연락처041-940-2722
천년고찰 장곡사에서 만난 겨울 칠갑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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