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훈기념관에서 만나는 민족의 혼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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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기념관에서 만나는 민족의 혼과 희망

심훈기념관, 민족의 혼을 되새기다

2026년 1월 중순, 충남 당진의 심훈기념관을 찾았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곳은 일제강점기 민족의 혼을 붓끝에 담아 농촌 계몽을 꿈꿨던 심훈 선생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기념관 입구에는 책을 꼭 쥔 채 먼 곳을 응시하는 심훈 선생의 동상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벽면에는 그의 시 구절이 새겨져 있어 독립을 향한 뜨거운 열망을 생생하게 전한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라는 시구는 그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문학으로 시대의 아픔을 승화한 심훈

기념관 내부에는 심훈문학대상 수상 작가들의 이름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2014년 조정래 작가를 시작으로 고은, 바오닌, 신경림, 이근배, 황석영, 김중혁, 정지아, 장류진, 장강명, 정한아 등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이 상을 받았다. 이곳에서 과거와 현재의 문인들이 시공간을 넘어 만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전시관 안쪽에서는 심훈 선생의 일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919년 경성고보 재학 시절 3.1운동에 참여해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던 그의 독립 의지와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감옥에서 보낸 편지를 통해 전해진다.

출소 후에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일제의 검열과 탄압 속에서도 진실을 알리기 위해 펜을 무기로 삼았다. 영화, 소설, 시, 평론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한 그는 시대를 선도하는 지식인이었다.

당진과 상록수, 그리고 농촌 계몽의 현장

심훈 선생이 당진으로 내려온 이유는 일제의 탄압을 피해 부친이 계시던 이곳에서 농촌 계몽 소설 상록수를 집필하기 위해서였다. 기념관에는 소설의 모티프가 된 실제 인물들과 농촌 계몽 운동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어 작품의 배경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특히 그의 대표 시 그날이 오면이 전시된 공간에서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두개골이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겠노라"라는 절절한 외침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운다.

푸른 상록수 숲과 필경사의 고즈넉함

기념관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전나무, 향나무, 사철나무, 소나무 등 4종의 상록수가 어우러진 숲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1월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이 나무들은 심훈 선생의 굳건한 절개를 상징한다.

숲 뒤편에는 상록수 문화관과 함께 필경사가 자리한다. 필경사는 '붓으로 밭을 일구는 집'이라는 뜻으로, 심훈 선생이 1934년 직접 설계하고 지은 집이다. 이곳에서 1935년 소설 상록수를 집필했다. 초가지붕과 서양식 구조가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건축미가 돋보인다.

필경사 앞마당에는 책을 든 심훈 선생의 조형물과 철로 만든 상록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마치 지금도 방문객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심훈 선생이 꿈꾸었던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잠시 머문다.

겨울에도 푸르른 정신을 품은 심훈기념관

당진 심훈기념관과 필경사는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한 지식인의 고뇌와 열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이며, 어른들에게는 애국심과 문학적 감성을 채워주는 힐링의 장소로 손색이 없다.

추운 겨울철에도 실내 기념관이 잘 갖춰져 있어 방문하기 좋으며, 관람 후 필경사 앞에서 고즈넉한 풍경과 함께 사진을 남기는 것도 추천된다. 붓으로 희망의 밭을 일군 심훈 선생의 숨결이 깃든 이곳에서 마음속에 푸른 상록수 한 그루를 심어보는 것은 의미 있는 겨울 나들이가 될 것이다.

심훈기념관 안내

장소충남 당진시 송악읍 상록수길 105
운영시간화요일~일요일 09:00~17:00 (월요일 휴무)
관람료무료
주차비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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