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아문과 안회당, 여하정의 역사 산책

홍성의 옛 이름, 홍주
충남 홍성군 홍성읍 오관리 일대는 조선시대 충청도 내 여러 고을을 관할하던 홍주목의 중심지였습니다. 홍주는 행정과 사법 기능을 함께 수행하며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요충지 역할을 했던 지역으로, 오늘날 홍성군청 주변에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홍주아문, 관청의 위엄을 품다
홍성군청 입구에 위치한 홍주아문은 조선시대 홍주목 지방관이 근무하던 안회당의 바깥문 역할을 했던 건축물입니다. 5칸 구조의 단정하면서도 웅장한 모습이 인상적이며, 조선시대 관청 출입문 중에서도 가장 크고 독특한 형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흥선대원군이 직접 쓴 현판이 있었으나 현재는 남아 있지 않으며, 오늘날에도 홍성군청의 출입문으로 사용되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안회당, 지방관의 업무 공간
홍성군청 뒤편에 위치한 안회당은 총 22칸 규모의 목조 기와 건물로, 숙종 4년에 처음 건립되어 고종 7년에 크게 중건되었습니다. 이 건물은 조선시대 충남 서북부 지역의 행정 중심지였던 홍주에서 지방관들이 업무를 보던 관청 건물로, 이름은 논어에서 유래하여 노인을 평안하게 모시고 벗을 믿음으로 대하며 아랫사람을 사랑으로 대하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겨울철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안회당은 고즈넉한 운치와 여유를 자아냅니다.
여하정, 관아 뒤뜰의 휴식처
안회당 뒤쪽 연못 위에 자리한 여하정은 1896년 이승우 관찰사가 세운 육각형 정자로, 옛 청수정 자리에 새롭게 건립되었습니다. 역대 홍주목사들이 업무 중 휴식을 취하던 공간으로, 나무기둥 6개가 지붕을 받치고 있으며 각 기둥에는 오언시 주련이 두 개씩 걸려 총 12개의 주련이 정자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연못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모습이 고요하고 아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홍주순교성지, 역사와 신앙의 현장
여하정 인근에는 홍주성지순례길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 일대는 조선시대 홍주목사의 동헌이 있던 자리입니다. 천주교 박해 시기에는 목사의 동헌 앞에서 천주교 지도층 신자들이 문초와 형벌을 받았던 아픈 역사가 남아 있어, 순교 선조들의 깊은 신앙심이 배어 있는 의미 있는 공간입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홍성군청 일대
홍주아문, 안회당, 여하정을 차례로 둘러보며 조선시대 홍주의 행정과 문화, 신앙의 역사를 생생히 느낄 수 있습니다. 전통 건축물과 현대식 군청 건물이 어우러진 이곳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홍성의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