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개심사 만추의 국화 향기

만추의 서산, 개심사에서 만난 가을의 절정
11월 중순, 충남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의 개심사 일대는 늦가을의 정취로 가득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에만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개심사는 봄의 청벚꽃, 여름의 붉은 배롱나무 꽃, 그리고 가을의 오색 단풍으로 유명한 사찰로, '마음을 여는 절'이라는 이름처럼 방문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열어주고 있었습니다.
숲길을 따라 걷는 가을 산책
개심사로 향하는 길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차량으로 절 바로 앞까지 편리하게 이동하는 길과, 일주문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숲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는 길입니다. 많은 방문객들이 숲길을 선택해 늦가을의 풍경과 소리를 온몸으로 느끼고자 했습니다. 일주문을 지나자 맑은 공기가 깊게 스며들었고, 완만한 산책로를 지나 돌계단 구간에 이르러서는 계곡물 소리와 울긋불긋한 단풍잎들이 방문객을 맞이했습니다. 붉은색, 노란색, 초록빛이 어우러진 자연의 팔레트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연못과 국화 향기에 물든 사찰 풍경
개심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아담한 연못과 그 위에 놓인 해탈교가 눈길을 끕니다. 연못은 밤새 떨어진 낙엽으로 한쪽은 푹신한 양탄자처럼 덮여 있고, 다른 한쪽은 가을 하늘과 사찰의 풍경을 거울처럼 반영해 극적인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곳은 개심사의 대표적인 사진 명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연못을 지나 명부전으로 향하면 지장보살을 모신 전각에서 경건한 기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 명부전 앞에는 봄에 연초록빛 꽃을 피우는 청벚꽃 나무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어 혹독한 겨울을 견디며 내년 봄을 기다리는 숭고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대웅전으로 가는 길목에서는 국화 분재들이 줄지어 놓여 있어 마치 작은 국화축제에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노랑빛과 분홍빛 국화들이 고즈넉한 사찰의 정취와 어우러져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그윽한 국화 향기는 늦가을의 깊은 정취를 더해줍니다.
대웅전과 예술제, 그리고 고즈넉한 사찰의 중심
대웅전 앞 넓은 마당에는 붉게 물든 단풍나무와 노란 국화가 어우러져 완벽한 가을 풍경을 선사합니다. 마당 입구에 자리한 안양루는 극락정토를 뜻하는 누각으로, 이곳에서는 제7회 충남내포 자연문화 예술제가 열려 방문객들에게 뜻밖의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누각에 올라 수석 작품들을 감상하며 자연이 빚어낸 돌의 예술에 빠져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당 한가운데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오층석탑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뒤로는 보물 제143호로 지정된 대웅전이 있습니다. 대웅전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신 법당으로, 화려한 단청 대신 나무 결이 살아있는 소박한 모습이 개심사의 이름과 잘 어울립니다. 대웅전 앞에서 바라본 사찰 전경은 방문객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었습니다.
대웅전 옆에는 수행 공간인 심검당이 자리해 스님들의 참선과 수행의 의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절을 나서는 길목에는 범종각이 있어 아침저녁으로 불교의 네 가지 법구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가을의 선물, 서산 개심사
국화가 놓인 계단을 천천히 내려오며 개심사를 올려다보면, 일주문부터 시작된 숲길 산책과 연못에 비친 가을 하늘, 국화 향기, 청벚꽃 나무의 기다림 등 모든 것이 어우러져 완벽한 11월의 선물을 선사합니다. 늦가을의 쓸쓸함 속에서도 서산 개심사는 따뜻한 국화 향기와 고즈넉한 풍경으로 방문객들의 마음을 활짝 열어주고 있습니다.
늦가을의 정취를 온전히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 서산 개심사를 추천하며, 특히 일주문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숲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올라가길 권합니다.
개심사 안내
- 위치: 충남 서산시 운산면 개심사로 321-86
- 관람료: 무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