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물든 마곡사, 가을의 고요한 아침

단풍 물든 마곡사, 가을의 고요한 아침
충남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에 위치한 천년 고찰 마곡사에서 가을의 끝자락, 11월 7일 이른 아침의 풍경이 고요하게 펼쳐졌다. 안개가 산사를 감싸며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잎 사이로 마곡천의 잔잔한 물소리가 들려왔다. 햇살이 서서히 스며들며 산사의 숨결을 깨우는 모습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평화로움을 자아냈다.
드론 촬영을 통해 하늘에서 내려다본 마곡사는 안개 속에서 지붕과 숲길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했다. 마곡천의 태극 모양 물길과 산, 그리고 안개가 어우러진 풍경은 깊고 차분한 가을의 정취를 담아냈다.
천왕문을 지나 극락교를 건너면 마곡사의 중심부인 대광보전 앞마당이 펼쳐진다. 조선 후기 목조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광보전(보물 제801호) 앞에는 오층석탑이 단정히 서 있고, 그 주위에는 노란 국화꽃이 만개해 붉은 단풍과 어우러져 또렷한 대비를 이루었다. 참배객들은 국화 향이 은은히 퍼지는 가운데 조용히 발걸음을 멈추고 산사의 고요함을 음미했다.
극락교는 마곡천 위에 놓여 세속의 세계에서 깨달음의 세계로 건너가는 문과도 같은 역할을 하며, 다리 위에서 바라본 수면 위 반영과 단풍은 마치 거울 속 세상을 보는 듯한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평일 이른 아침임에도 단풍을 감상하려는 이들이 붉은 숲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영산전 뒤편 언덕은 마곡사의 가을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장소로, 붉은 단풍나무가 영산전 지붕을 감싸며 언덕 전체를 물들였다. 드론이 상승하며 담아낸 풍경은 붉은 숲과 회색 기와선, 그리고 마곡천의 물길이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을 완성했다. 안개 속에서도 단풍의 색은 더욱 선명하게 빛났고, 고요한 물소리와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이번 촬영은 마곡천의 반영에서 시작해 오층석탑의 국화 장식, 극락교와 영산전 뒤편 단풍 군락지로 이어지며 가을의 마지막 순간을 고요히 담아냈다. 드론이 하늘로 천천히 오르자 산사 전체가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물소리와 국화 향, 단풍의 결이 어우러진 그곳에서 가을은 조용하지만 완벽하게 완성되고 있었다.
마곡사는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 대표 산사로, 충남 공주시 사곡면 태화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의 가을 풍경은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깊은 정취를 선사하며,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힐링의 시간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