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구룡사 구절초꽃 절정기 풍경

구룡사 구절초꽃, 가을 산비탈을 하얗게 물들이다
충남 공주시 신풍면 입동리에 위치한 구룡산(355.1m) 일대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구절초 군락지로 유명하다. 2025년 10월 3일부터 11월 2일까지 구룡사와 구룡산 일원에서 개최되는 구절초 축제는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대표적인 가을 축제다.
축제 기간 중 구룡사 대웅전 주변은 하얀 구절초꽃으로 가득 차 그윽한 향기가 방문객들의 후각을 자극한다. 올해부터는 입장료가 도입되어 성인은 5천 원, 어린이와 청소년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구룡사 측은 27년간의 꾸준한 관리와 노력으로 이룬 구절초 군락지 유지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어 부득이 입장료를 받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대웅전 뒤편에서 바라본 풍경은 마치 대웅전이 하얀 구절초꽃 속에 파묻힌 듯한 인상을 준다. 검은 기와 지붕과 대비되는 하얀 꽃잎들이 조화를 이루며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구절초는 한자로 '九節草' 또는 '九折草'로 표기하며, 옛 문헌에 따르면 단오(음력 5월 5일)에는 줄기에 5개의 마디가, 중양절(음력 9월 9일)에는 9개의 마디가 생긴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아홉 개의 마디를 가진 풀이라는 뜻에서 '구절초'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또한 중양절에 꺾으면 약효가 뛰어나 꺾을 절(折) 자를 쓴다는 설도 있다.
대웅전을 지나면 사색의 길이 이어지는데, 이 길은 경허 스님이 수행한 구절암으로 연결된다. 사색의 길 양옆으로도 구절초꽃이 끝없이 펼쳐져 있어 방문객들에게 깊은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 구절사 진명 주지 스님의 글귀가 새겨진 표지석은 "우리는 가고 있다. 계속 가고 있다. 끝이 없는 그곳으로. 그러나 그곳은 쉴 곳이 없다. 우리 사색의 길에서 함께 자신을 만나보자. 休. 休. 休. 인생이 얼마나 남았다고 닦지 않을 것인가."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구절초는 선모초라고도 불리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지에서 자생하는 국화과 산국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꽃말은 '소중한 생각'과 '조용한 기쁨'으로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는 개화 직전에 채취한 전초를 건조하거나 술에 볶아 월경 불순, 불임증, 위장병, 소화불량 치료에 사용한다.
사색의 길 주변에는 다양한 모양의 바위와 돌탑들이 조화를 이루어 운치를 더한다. 구절암으로 향하는 산비탈에는 구룡사 주지 진명 스님이 직접 가꾼 광활한 구절초 꽃밭이 펼쳐져 있다. 꽃밭 사이로 졸졸 흐르는 작은 실개천과 주홍색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완성한다.
맑은 하늘과 흰 구름이 구절초꽃과 어우러져 자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며, 방문객들은 꽃밭 속에서 사진 촬영에 열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산속을 분주히 날아다니는 벌들은 꽃가루를 양쪽 다리에 가득 매달고 있어 생태계의 활기를 느끼게 한다.
경허 스님의 수행처인 구절암은 소박한 암자지만, 그 주변을 둘러싼 구절초꽃과 향기는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10월 한 달간 절정을 이루는 구절초꽃은 마치 눈이 내린 듯 온 산을 하얗게 물들여 가을 나들이에 최적의 장소임을 입증한다.
구룡사 구절초 축제 안내
주소 | 충남 공주시 신풍면 용봉입동로 846-40 (신풍면 입동리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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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기간 | 2025년 10월 3일 ~ 11월 2일 |
입장료 | 성인 5천 원, 어린이 및 청소년 무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