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역사 여행의 두 얼굴

과거로의 시간 여행, 공주에서 시작하다

충남 공주시 웅진동 360 일대는 우리 민족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역사 여행지로 손꼽힙니다. 이곳은 한반도 인류 최초 발자취가 남아 있는 소중한 땅이자, 백제의 찬란한 문화와 선사시대 구석기인의 삶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금관과 정교한 공예품이 전하는 백제인의 숨결과, 투박한 석기와 움집이 전하는 조상들의 강인한 삶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우리 역사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국립공주박물관, 백제 웅진시대의 문화 정수를 만나다

국립공주박물관은 백제 웅진 시기의 유물을 중심으로 한반도 중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공간입니다. 특히 1971년 발견된 무령왕릉 유물을 집중적으로 전시하여 백제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무령왕릉을 중심으로 한 웅진백제실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이곳에서는 무령왕과 왕비의 무덤에서 출토된 108종 4,600여 점의 유물 중 국보로 지정된 12점을 포함한 주요 유물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금제 관식, 금제 뒤꽃이, 청동 거울, 석수 등 화려하고 섬세한 유물들은 백제 공예 기술의 뛰어남을 보여줍니다.

특히 무령왕릉 묘지석 뒤에 놓여 있던 진묘수는 한반도에서 발견된 유일한 진묘수로, 중국 남조의 영향을 받았으나 백제인의 사상과 미의식으로 재창조된 수호신입니다. 1971년 무령왕릉 발굴 당시 1,446년간 무덤을 지켜온 진묘수의 임무가 마침내 끝났습니다.

무령왕의 묘지석에는 523년 5월 7일에 돌아가신 무령왕의 생애와 안장 기록이 상세히 적혀 있습니다. 무령왕릉은 1971년 7월 5일 송산리 고분군 6호분 배수로 공사 중 우연히 발견되었으며, 이후 세기적인 역사 발굴로 이어졌습니다. 무덤은 기존 백제 무덤과 달리 벽돌무덤 형태로, 중국 남조의 영향을 받은 산비탈 터널형 무덤입니다.

웅진백제실 내 영상실에서는 백제 왕도의 모습을 생생한 미디어 콘텐츠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충청남도 역사문화실, 지역 역사의 흐름을 한눈에

국립공주박물관 내 충청남도 역사문화실은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충청남도 지역의 방대한 역사를 아우르는 전시 공간입니다. 백제 이전 선사시대부터 고려, 조선, 근대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천안 용원리에서 출토된 닭 머리 모양 항아리와 청자 잔 등 중국 위진~남북조 시대의 도자기 유물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닭 머리 모양 항아리는 물을 따르는 주구를 닭 머리 형태로 장식한 검은 유약 도자기로, 중국 저장성 덕청요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석장리박물관, 구석기 시대 인류의 삶을 만나다

석장리박물관은 실내 전시관과 야외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내 전시관에서는 석장리에서 발굴된 주먹도끼, 긁개, 밀개 등 다양한 석기 유물을 직접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구석기인들이 도구를 제작하고 사냥하며 생활했던 모습을 생생히 엿볼 수 있습니다.

야외 전시관은 금강변에 위치해 자연 속에서 구석기 시대 생활 모습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방문객에게 당시 마을을 걷는 듯한 체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발굴 당시 모습을 보존한 석장리 유적 발굴 지역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움집 재현, 사냥 장면, 불 피우기 등 다양한 모형과 함께 활쏘기, 석기 제작 체험도 가능해 아이들의 호기심과 참여를 유도합니다.

파른 손보기 선생 기념관, 구석기 시대 연구의 선구자를 기리다

석장리박물관 내에는 구석기 시대 연구의 선구자인 고고학자 파른 손보기 선생의 기념관이 자리합니다. 기념관에서는 손보기 선생의 삶과 학문적 업적, 석장리 발굴 당시 기록과 연구 노트 등을 전시합니다.

손보기 선생은 1964년 공주 석장리 유적 발굴을 통해 한반도 구석기 시대 존재를 처음으로 증명하며, 일제 식민사관의 주장을 뒤집은 위대한 발견을 이끌었습니다.

공주 역사 여행,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 교육의 장

국립공주박물관과 석장리박물관은 백제시대부터 선사시대까지 공주의 역사를 역순으로 엮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국립공주박물관이 백제의 화려하고 세련된 문화를 보여준다면, 석장리박물관은 구석기 시대의 단순하지만 강인한 삶을 전합니다.

두 박물관 방문은 단순한 유물 관람을 넘어 한 지역의 역사 형성과 발전 과정을 이해하는 기회입니다. 과거 유산을 현재의 가치로 전환하며, 공주가 자랑하는 최고의 문화 교육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어른들에게는 우리 역사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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