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신원사 배롱나무꽃 만개한 여름 사찰 여행

천년고찰 신원사, 여름의 아름다움 가득한 사찰 여행지

충남 공주시 계룡면 양화리에 위치한 천년고찰 신원사(新元寺)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로, 계룡산 4대 사찰 중 남쪽에 자리한 남사(南寺)입니다. 신원사는 대웅전, 향각, 영원전, 대방, 요사채 등 오랜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당우들이 현존하고 있습니다.

여름철 신원사는 배롱나무꽃과 능소화꽃이 만개하여 풍성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무더운 여름날 방문객들에게 싱그러운 휴식처를 제공합니다.

사찰 입구부터 시작되는 고즈넉한 풍경

신원사에 들어서면 먼저 일주문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평소 일주문 주변에는 맥문동꽃이 피어나지만, 이번 방문 시에는 꽃이 피지 않아 다소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신원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계단 위에 사천왕문이 나타나며, 그 안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신원사 마당과 고려시대 5층석탑

신원사 마당에 들어서면 5층석탑을 중심으로 대웅전, 영원전, 범종각, 일로향각(종무소), 노사나전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5층석탑은 고려 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단순하면서도 중후한 기법이 돋보입니다. 1975년 보수 공사 중 1층 탑신에서 사리공과 함께 개원통보, 함원통보, 황종통보, 자기 주전자, 목이 긴 병 등이 발견되어 역사적 가치를 더합니다.

대웅전과 여름꽃의 조화

대웅전은 백제 보덕 화상이 창건한 이후 고려와 조선 시대에 여러 차례 중건되었으며, 고종 13년(1876년) 보련 화상이 명성황후의 후원으로 지은 것을 1906년과 1946년에 다시 고쳐 지었습니다. 대웅전 좌우에는 각각 한 그루씩 배롱나무가 서 있으며, 특히 좌측 배롱나무는 건강하고 우람한 모습으로 방문객의 시선을 끕니다. 배롱나무는 껍질을 긁으면 나무 전체가 흔들려 ‘간지럼 나무’라고도 불립니다.

배롱나무꽃 사이로 보이는 대웅전 추녀의 단청과 풍경은 한여름의 짙은 녹음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대웅전 우측의 배롱나무도 활짝 핀 꽃으로 화사한 풍경을 연출합니다.

영원전과 능소화꽃

영원전 옆에는 흰색 배롱나무가 서 있으며, 영원전은 조선 태조 2년(1393년) 무학 대사가 지은 전각입니다. 영원전 편액은 구한말 청렴하고 강직했던 문신 이중하가 썼습니다. 종무소 앞에는 중국 원산의 능소화가 예쁘게 피어 있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능소화는 ‘하늘을 능가하는 꽃’이라는 뜻으로, 옛날 양반들이 즐겨 심어 ‘양반 꽃’이라 불렸으며, 평민들은 함부로 심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포대 화상과 중악단

중악단으로 가는 길에는 익살스러운 모습의 포대 화상이 자리해 있습니다. 포대 화상은 당나라 말 명주 봉화현 출신으로, 본명은 계차이며 항상 포대 자루를 들고 다니며 중생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고 전해집니다. 포대 화상 주변에는 방문객과 신도들의 소원지가 빼곡히 걸려 있습니다.

중악단은 보물로 지정된 건물로, 대문간채, 중문간채, 중악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문간채 가운데 문은 임금만 출입할 수 있었으며, 명성황후가 기도하던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명성황후가 머물렀던 방에는 당시 의복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중악단은 고종 때 묘향산, 계룡산, 지리산에 각각 상악단, 중악단, 하악단을 세운 산신각 중 계룡산의 중악단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산신 도량입니다. 궁궐 양식을 축소해 만든 건물이며, 편액은 영원전과 마찬가지로 이중하가 썼습니다. 내부에는 산신 도사가 모셔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만나는 5층석탑

신원사를 모두 둘러본 후 주차장 옆에 홀로 서 있는 5층석탑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인 이 석탑은 처음 세워질 당시 2개의 기단 위에 5층 탑신이 있었으나 현재는 4층 지붕돌까지만 남아 있습니다. 탑의 몸체가 기단에 비해 둔해 보이고 지붕돌 폭이 비슷해 중후한 느낌을 주며, 1975년 보수 공사 때 중국 당나라와 송나라의 동전이 발견되어 고려 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신원사 방문 정보

• 위치: 충남 공주시 계룡면 양화리 8
• 입장료: 무료
• 주차장: 있음
• 주차 요금: 무료

여름철 무더위를 피해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신원사에서 특별한 사찰 여행을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