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제시조, 전통과 미래를 잇다

내포제시조, 전통과 미래를 잇다
충청남도 서산시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지난 7월 18일, 충남 무형문화유산인 내포제시조를 주제로 한 특별한 공연이 펼쳐졌다. '옛樂에서 미래樂을 재해석하면 보이는樂'이라는 제목 아래 진행된 이번 공연은 전통 시조의 깊은 정서와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서산시 읍내동에 위치한 문화회관 대공연장은 이날 오후부터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였다. 공연은 총 6막으로 구성되어, 내포제시조의 전통적인 멋과 새로운 해석이 함께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첫 무대에서는 박선웅 예능보유자와 안종미 보존회장이 연미복과 드레스를 입고 고풍스러운 탁자에 마주 앉아 와인을 기울이며 시조를 주고받는 모습이 펼쳐졌다. 이 장면은 전통에 대한 고정관념을 넘어 세대 간의 소통과 공감을 상징하는 순간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캘리그라피 작가 김소영의 붓 퍼포먼스가 무대 위에서 펼쳐져 시조의 울림을 시각적으로 확장시켰다. 장수민, 박나현, 이능경 세 명의 경기민요 공연과 이애리 승무예능보유자의 무대도 이어지며 전통 국악의 흥과 멋을 더했다.
특히 박선웅 보유자의 엇시조와 남창평질름시조가 이애리 보유자의 부채춤과 어우러져 시간의 흐름을 잊게 하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또한 임재현의 가야금 병창은 통통 튀는 리듬의 가요를 판소리 창법으로 풀어내며 객석에 웃음과 감탄을 자아냈다.
마지막 피날레는 퓨전국악 그룹 이상밴드가 장식했다. 전자사운드와 국악의 조화로운 리듬이 어우러져 공연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안종미 보존회장은 "내포제시조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데 많은 고민을 기울였다"며 "오랫동안 무대에서 사라졌던 내포제시조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음을 증명하는 자리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내포제시조는 충청도의 소박하면서도 깊은 정서를 담은 전통 시조 창법으로, 조선 후기부터 전해 내려온 지역적 특색이 뚜렷한 무형문화유산이다. 느긋한 장단과 절제된 음색은 충청인의 담백한 기질을 닮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전승 기반이 약하고 대중적 인지도가 낮아 오랫동안 무대에서 외면받아온 현실이었다.
이번 공연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내포제시조가 오늘날에도 충분한 울림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 뜻깊은 무대였다.
공연 정보
일시: 2025년 7월 18일 금요일 오후 2시
장소: 서산시문화회관 대공연장 (충청남도 서산시 문화로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