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남포벼루, 천년 전통의 예술혼

보령 남포벼루, 천년 전통의 예술혼

충청남도 보령시 청라면에 위치한 전통공예품 전시관은 남포벼루의 오랜 역사와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은 충청남도 무형 유산 제6호로 지정된 남포 벼루장 서암 김진한 명장의 작품과 제작 과정을 소개한다.

남포벼루는 보령 지역에서 채취되는 남포오석이라 불리는 청석으로 만들어진다. 이 돌은 단단하면서도 먹물이 잘 갈리고 오래도록 마르지 않는 특성을 지녀, 조선 초기부터 전국 필기 문화의 중심을 이루었다. 실제로 남포벼루는 한때 전국 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그 명성이 높았다.

서암 김진한 명장은 할아버지 김형수, 아버지 김갑용 선생에 이어 3대째 남포벼루 제작 기술을 전수받아 1987년 무형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그는 전통 기법에 창의적인 조각 솜씨를 더해 남포벼루의 예술적 가치를 한층 높이고 있다.

벼루 제작 과정은 원석 채취부터 시작해 재단, 도안 그리기, 문양 돋우기, 바닥 파기, 물집 다듬기, 세부 조각, 연마, 밀납 바르기 등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다. 이 정교한 작업은 오랜 시간과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전시관 내부는 묵향이 감도는 차분한 분위기로 방문객들에게 전통 공예의 깊이를 전달한다. 옆 건물에는 남포벼루 전수 교육관이 있어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벼루 제작 기술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다.

특히 남포벼루 중에서도 '백운상석'은 최고의 품질로 손꼽히며, 천연석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린 작품들이 제작되고 있다. 추사 김정희 선생도 애용했던 이 벼루는 한국 전통 필기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보령의 천년 공예, 남포벼루와의 만남은 전통과 예술이 어우러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전통공예품 전시관은 보령시 청라면 대청로 727-10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한국 무형 유산의 진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