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송악마을 해유, 마을교육 혁신 현장

충남 아산시 송악면 송악마을 해유 방문기

충남 아산시 송악면 역촌리에 위치한 사회적협동조합 송악동네사람들의 마을공간 '해유'는 지역사회 교육과 공동체 활성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당진시 마을교육포럼은 우수마을학교 벤치마킹을 위해 이곳을 방문해 마을교육의 실제 사례와 운영 현황을 살펴보았다.

산촌마을 송악면의 교육과 공동체 회복

송악면은 충남 최남단에 위치한 산촌마을로, 자연생태가 잘 보존된 청정 농촌지역이다. 과거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아 인구 감소와 고령화,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했으며, 거산초등학교 폐교 위기와 빈집 증가 문제도 있었다. 이에 2011년 아산시가 송악면 역촌리에 지역주민공동체 공간을 조성했으나 초기에는 운영 주체 부재로 활용이 미미했다.

2017년부터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사회적협동조합 '송악동네사람들'을 설립해 '해유'를 정상 운영하며 마을교육과 공동체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송악면 인구는 4200여 명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마을교육과 정주 여건 개선이 인구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기농쌀 급식과 마을교육 공동체의 성장

유채영 이사장은 전국 최초로 유기농쌀을 학교급식에 도입한 사례를 소개했다. 마을 주민들이 환경을 고려한 유기농법으로 생산한 쌀을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 수확하고, 이를 학교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행정적 장벽을 주민들이 협력해 극복했다. 이 경험은 마을교육공동체의 결속과 성장에 큰 원동력이 되었다.

마을도서관과 학부모 지원단의 역할

송남초 내 솔향글누리도서관은 2006년 학부모와 아이들의 노력으로 삼성의 지원을 받아 설립되었으며, 학부모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부모지원단은 도서관 방과 후 프로그램을 비롯해 생태지원단, 도서지원단, 전래놀이지원단, 연수지원단 등 다양한 마을교사 활동을 펼치며 아이들의 교육을 돕고 있다.

세대 간 돌봄과 지역사회 연대

송악인성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중학생들이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반찬 배달, 말벗, 건강 체크 등 돌봄 활동을 수행하며 세대 간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학부모들도 봉사활동에 참여해 지역사회 돌봄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해유의 공간과 문화예술 활동

해유는 1층에 마을 사랑방 역할을 하는 ‘놀다가게’, 제로웨이스트샵, 커뮤니티 카페가 운영되며, 2층에는 지역 아동센터가 자리해 아이들의 배움터이자 공동체 중심지 역할을 한다. 천연광목 친환경 수의 제작 등 지속 가능한 삶과 자원 순환 가치를 실천하는 공방도 운영 중이다.

유채영 이사장은 주민들이 자신의 언어로 삶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강조하며, 연극, 바느질, 그림책, 도자기, 미술, 음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을예술제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외암마을 저잣거리와 야행 축제

방문 후 당진시 마을교육포럼 일행은 아산 외암마을 저잣거리로 이동해 전통 음식과 놀이문화를 체험했다. 외암마을은 조선시대 생활상을 재현한 공간으로, 공예전시관, 농산물 판매점, 농촌체험관 등 다양한 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는 ‘아산 외암마을야행’ 축제가 개최되어 밤에 즐기는 역사 이야기와 문화유산 체험, 미디어아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마을교육과 공동체의 미래

해유는 ‘참여와 자치’, ‘배움과 성장’, ‘공유와 자조·자립’의 가치를 실천하며, 교육을 넘어 지역 자원순환과 어르신 돌봄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주민들의 신뢰와 참여가 늘어나면서 조합원도 30여 명에서 150여 명으로 증가했다.

송악마을의 사례는 농촌 공동체가 교육과 문화, 돌봄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모범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