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다락골줄무덤성지, 봄꽃과 순교의 역사

청양 다락골줄무덤성지, 봄꽃과 순교의 역사
충남 청양군 화성면 농암리 676-1에 위치한 청양 다락골줄무덤성지는 5월의 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청양 10경 중 하나로, 역사적 의미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품고 있는 특별한 성지입니다.
성지 입구에 들어서면 노란 십자가가 세워진 무명 순교자 십자가상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대성당 옆 연못에는 붓꽃과 수생식물인 왜개연꽃이 노랗게 피어 있어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자목련과 명자나무, 철쭉, 영산홍 등 다양한 봄꽃들이 성지를 화사하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김대건 신부에 이어 두 번째 유학 신부인 최양업 신부의 출생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최 신부는 숨어 다니며 신자 마을을 찾아 전교 활동에 헌신한 인물입니다.
성지 내 줄무덤은 대원군 집정 시절 천주교 탄압으로 홍주 감옥에서 순교한 교도들의 시신을 밤중에 운구해 암장한 곳입니다. 여러 명이 한 무덤에 함께 묻혀 있어 '줄무덤'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성지에서 줄무덤까지는 약 500m 거리로, 산길을 따라 걷는 동안 애기똥풀과 민들레 등 야생화가 피어 있어 산책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줄무덤 입구에는 무명순교자상과 '부활'이라는 작품이 자리해 순교자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립니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어 신자들이 기도하며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줄무덤은 세 곳으로 나뉘며, 제1줄무덤에는 14기, 제2줄무덤에는 10기, 제3줄무덤에는 13기의 무덤이 있습니다. 신원이 확인된 순교자들의 묘비가 세워져 있고, 확인되지 않은 무덤에는 '무명 순교자의 묘'라는 표식이 있습니다.
성지 주변에는 현호색, 개별꽃, 애기나리, 조개나물, 솜방망이, 각시붓꽃, 제비꽃, 할미꽃, 좀양지꽃, 선씀바귀, 미나리냉이, 흰젖제비꽃 등 다양한 야생화가 계절별로 피어나 방문객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특히 겹벚꽃과 병꽃나무, 철쭉, 영산홍이 곳곳에서 화려한 꽃망울을 터뜨려 봄의 정취를 더합니다.
1981년 방윤석 베르나르도 신부의 노력으로 이곳 줄무덤이 세 군데임이 밝혀졌으며, 1982년 대전교구에서는 무명 순교자들을 기리는 묘비를 세워 그들의 신앙과 희생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청양 다락골줄무덤성지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개방되며, 방문객들은 순교자들의 숭고한 신앙을 되새기며 아름다운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주소: 충남 청양군 화성면 다락골길 78-2
이곳은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순교자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동시에 봄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