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천흥사지, 고려 왕실사찰의 역사와 발굴
천안 천흥사지, 고려 왕실사찰의 역사와 발굴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천흥리에 위치한 천안 천흥사지는 고려 시대의 대표적인 왕실사찰로, 통일 대업을 이루고자 했던 태조 왕건의 꿈이 깃든 역사적 장소입니다. 이곳은 921년경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며, 고려 건국 초기부터 군사행정복합체인 천안부가 설치된 지역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천흥사지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인 학술조사가 시작되어 2017년 지표조사와 2019년부터 5층 석탑 주변에서 5차례에 걸친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발굴 결과, 천흥사는 왕실사찰로서의 위상을 갖춘 대규모 사찰로 확인되었으며, 종교적 공간과 생활 및 생산 공간이 구분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5층 석탑은 6m 높이로, 2단 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이 올려져 있으며, 고려 초기의 건축 양식을 잘 보여줍니다. 탑신의 각 층은 하나의 돌로 조각되었고, 기단에는 정교한 안상과 기둥 모양이 새겨져 있어 웅장하면서도 온화한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이 석탑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최근까지도 정밀한 기울기 측정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천흥천 너머 234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당간지주는 2층 기단 위에 양 지주가 세워져 있으며, 조선 말기 대원군의 철물 공출로 인해 당간은 유실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간지주의 기단에는 꽃 모양의 장식이 새겨져 있어 사찰의 위상을 짐작하게 합니다.
천흥사 범종은 1010년에 주조된 것으로 명문을 통해 확인되며, 고려 범종 양식을 충실히 계승한 작품입니다. 이 범종은 폐사 이후 인조 때 남한산성에서 사용되었고,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천흥사지는 조선 시대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왕조실록과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관련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충남도와 천안시, 불교계 및 지역 주민들이 협력하여 천흥사 환지본처 사업을 추진 중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굴과 복원을 통해 그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천안 천흥사지는 연중무휴로 무료 입장과 주차가 가능하며, 발굴 현장은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천흥리 190-2번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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