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강 따라 고란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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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강 따라 고란사로

코스모스와 유람선이 잇는 부여의 가을

충남 부여의 가을길은 구드래 조각공원과 백마강, 고란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구드래 나루터 강변에 펼쳐진 코스모스 꽃길을 지나 유람선에 오르면 백마강의 물길과 낙화암을 바라보며 고란사까지 이동할 수 있다. 꽃길 산책과 백제의 역사 공간, 유람선 체험을 함께 만나는 동선이라는 점이 이 여행의 핵심이다.

백제문화제 기간에는 주변이 평소보다 붐빌 수 있다. 구드래 조각공원 인근 주차장을 이용한 뒤 구교리 마을과 공원, 강변을 차례로 둘러보면 백마강 유람선 선착장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축제를 찾은 방문객과 가을 풍경을 즐기려는 여행객이 겹치는 시기인 만큼 현장에는 활기가 감돈다.

백제 왕궁과 나루의 기억을 품은 구교리

구교리 마을은 장승백이가 있는 초입부터 대체로 평탄한 지형을 보인다. 마을의 북서쪽에서 남서쪽 방향으로는 금강이 흐른다. 백제시대에는 왕궁의 영역에 포함됐으며, 조선시대에는 나루터를 중심으로 융성했던 지역이다.

마을 안내문에 따르면 이곳은 본래 부여군 현내면에 속했고 구드래라고 불렸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당시 빙고리와 학서리 일부를 병합하면서 구교리가 됐다. 현재의 행정지명 안에는 백제 왕궁의 공간과 조선시대 나루의 기능이 차례로 쌓인 지역사가 남아 있다.

마을길에서는 집마다 가꾼 들꽃과 부추를 비롯해 대추나무와 감나무를 볼 수 있다. 가을철에는 나뭇가지에 매달린 열매가 골목의 계절감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화려하게 꾸민 관광시설과는 다른 생활 공간의 차분한 풍경이 구드래 조각공원으로 이어지는 길목을 채운다.

작품과 감나무가 어우러진 조각공원

구드래 조각공원에는 여러 작가의 작품이 야외 공간 곳곳에 전시돼 있다. 관람객은 정해진 전시실 안에 머물지 않고 공원을 산책하면서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넓은 공원과 작품 사이로 이어진 보행로는 백마강으로 향하는 여정의 출발점 역할을 한다.

조각공원으로 이어지는 가로수길에는 감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비바람과 햇볕을 견딘 감나무에 열매가 맺힌 모습은 부여의 가을 풍경을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공원에서 감나무 길을 지나 구드래 나루터까지 걷는 데에는 대략 10분이 걸린다.

나루터에 가까워질수록 길은 약간의 언덕으로 이어진다. 언덕 위에서는 백마강과 주변 강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공원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강변으로 이동하는 짧은 구간 안에서 마을 풍경과 가을 열매, 강의 경관이 차례로 펼쳐진다.

왕이 이용한 나루 구드래

백마강길 안내문에 따르면 구드래는 부소산 서쪽 기슭의 백마강 나루를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과 그 일대를 가리키는 지명이다. 구드래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설이 전해진다. 백제왕을 뜻하는 말과 어라하가 결합해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고, 일본에서 백제를 대왕국으로 높여 부른 구다라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구드래 나루는 부소산 서쪽의 강나루 지역이다. 왕이 이용한 나루터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한때 부여읍의 큰 나루 가운데 하나로 규암면 신리와 구드래를 연결했다. 오늘날에는 같은 자리에 유람선 선착장이 조성돼 관광객이 백마강을 건너 고란사로 이동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지역과 지역을 잇던 나루였고, 현재는 백제의 역사 현장을 둘러보는 관광 동선의 중심이 됐다. 옛 나루의 기능이 현대적인 유람선 운항으로 이어지면서 백마강의 역사와 경관을 함께 살피게 한다.

강변을 물들인 코스모스 꽃길

구드래 나루터 강변은 가을이면 코스모스로 물든다. 나루터 언덕에 오르면 오른쪽 멀리 선착장이 보이고, 왼쪽 강변에는 노란색과 분홍색 꽃이 이어진다. 서로 다른 빛깔의 코스모스가 넓은 잔디밭과 어우러지며 백마강 주변에 밝은 색감을 더한다.

강변 꽃길에는 가족과 부부, 친구, 연인이 천천히 걸으며 풍경을 바라보는 모습이 이어진다. 방문객들은 코스모스 꽃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고, 곳곳에 놓인 파라솔도 화면 속 장식처럼 활용한다. 걷다가 잠시 앉아 쉬는 사람과 여러 각도에서 꽃밭을 촬영하는 사람이 어우러져 강변은 여유로우면서도 생기 있는 분위기를 보인다.

푸른 잔디밭은 걷거나 가볍게 뛰기 좋은 공간을 만들고, 시원한 강바람은 가을의 정취를 더한다. 코스모스 꽃길은 유람선을 타기 전 별도로 둘러볼 수 있는 부수적인 장소에 그치지 않는다. 구드래 조각공원에서 나루터로 이어지는 전체 산책 동선을 완성하는 주요 경관이다.

백마강 물길 위에서 만나는 역사

고란사로 가는 방법은 하나가 아니다. 관북리 유적을 거쳐 부소산성에 입장한 뒤 걸어서 이동할 수 있고, 구드래 나루터에서 백마강 유람선을 이용할 수도 있다. 유람선은 옛 역사의 무대가 됐던 강물을 직접 건너며 주변 지형을 바라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선착장 주변 물가에는 많은 물고기가 모여 유람객들의 시선을 끈다. 현장 안내문에는 물고기 종류에 관한 내용도 제시돼 있어 승선 전 강의 생태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구드래 나루터에서 고란사까지의 유람선 승선권은 현장에서 발권한다. 성인 요금은 편도 7천 원, 왕복 1만1천 원이며 소인은 편도 5천 원, 왕복 7천 원이다. 승선 뒤에는 전통가요가 들리는 가운데 배가 백마강 물길로 천천히 나아간다.

유람선에서는 멀리 보이는 섬과 낙화암 등에 관한 안내가 이어진다. 탑승객들은 강 위에서 부소산 일대와 낙화암을 바라보며 설명을 듣는다. 육지에서 바라볼 때와 달리 물 위에서는 강과 절벽, 산자락의 위치 관계가 비교적 또렷하게 드러난다.

백마강 이름에 전해지는 이야기

백마강이라는 이름에는 전설이 전해진다.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백마의 머리를 미끼로 사용해 강을 지키던 용을 낚았다는 이야기다. 이 전설에서 용은 백제왕의 화신으로 묘사된다.

용을 낚았다고 전해지는 바위는 조룡대라고 불린다. 조룡대의 한자는 낚을 조와 용 룡을 사용한다. 전설에 따르면 이 사건 이후 강을 백마강이라고 부르게 됐다. 유람선에서 듣는 이러한 이야기는 강 주변의 지명과 백제 관련 전승을 이해하는 배경이 된다.

공사 중인 고란사와 관람 동선

유람선이 고란사 선착장에 닿으면 매점을 지나 사찰로 향하는 길이 이어진다. 고란사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며, 공사 기간은 2027년 1월까지로 안내돼 있다. 관람객은 정비 과정에 있는 현장 상황을 고려해 이동할 필요가 있다.

백제문화제 행사 기간인 10월 3일부터 11일까지는 유람선에서 내려 고란사로 들어갈 때 입장료가 무료로 운영된다. 유람선 승선료와 고란사 입장료는 별도 항목이므로 이용 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축제 기간의 무료입장은 지역의 역사문화 공간을 보다 폭넓게 둘러볼 수 있도록 마련된 운영 방식이다.

고란사 일대에서는 백마강이 내려다보인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계절에는 강물과 맞은편 풍경이 차분하게 펼쳐지고, 선착장을 오가는 유람선이 사찰과 강변을 잇는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정비된 고란사의 모습을 만나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고란초에서 이름 얻은 고란약수

고란약수는 고란사 뒤편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물이다. 약수터 안내문에 따르면 주변에 고란초가 자생한 데서 고란약수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사찰의 이름과 약수의 명칭, 주변 식생이 서로 연결돼 있는 셈이다.

고란약수에는 물을 마시면 3년 젊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백제의 왕들이 이 약수를 즐겨 마셨다는 이야기도 함께 내려온다. 이 내용은 역사적 사실의 단정이 아니라 현장 안내문에 소개된 전설로 이해해야 한다.

약수터는 고란사를 찾는 관람객이 사찰 뒤편 공간까지 살펴보게 하는 지점이다. 강을 건너 선착장에 도착한 뒤 사찰과 약수터를 둘러보는 과정에서 백마강의 자연경관과 지역의 전승을 함께 접할 수 있다.

낙화암을 바라보며 돌아오는 길

고란사 관람을 마친 뒤에는 유람선을 타고 구드래 나루터로 돌아갈 수 있다. 돌아오는 배에서는 멀리 보이는 낙화암과 백마강 주변 풍경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같은 물길이지만 진행 방향이 달라지면서 강변과 산자락은 갈 때와 다른 구도로 펼쳐진다.

구드래 조각공원에서 시작해 감나무 가로수길과 코스모스 강변을 지나고, 유람선으로 백마강을 건너 고란사와 고란약수를 둘러본 뒤 나루터로 돌아오는 흐름이다. 이 동선은 부여의 가을 자연과 백제의 역사 공간을 무리 없이 연결한다.

백제문화제가 열리는 시기에는 축제의 활기까지 더해진다. 꽃밭에서 사진을 남기는 방문객, 강바람을 맞으며 유람선 안내를 듣는 탑승객, 고란사를 향해 천천히 걷는 관람객의 모습이 이어지며 부여의 대표적인 가을 풍경을 만든다.

이용 정보

고란사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부소로 1-25
구드래 나루터에서 고란사 방면충남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산 1 일대
성인 승선료편도 7천 원, 왕복 1만1천 원
소인 승선료편도 5천 원, 왕복 7천 원
현장 문의구드래 나루터 유람선 문의 041-835-4689
공사 안내고란사 공사 기간 2027년 1월까지
축제 기간 입장백제문화제 기간인 10월 3일부터 11일까지 고란사 입장 무료

승선권은 구드래 나루터 현장에서 발권하며, 요금과 현장 운영 상황은 매표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드래 조각공원에서 나루터까지는 도보로 약 10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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