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너머, 유한성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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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너머, 유한성 이후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예술가 릴레이전

충청남도 공주시 봉황로 134에 자리한 공주문화예술촌에서 2026년 입주예술가 릴레이전이 진행되고 있다. 릴레이전은 입주예술가들이 정해진 기간에 차례로 작품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관람 시기에 따라 서로 다른 작가의 작업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전시다.

릴레이전의 첫 순서인 최은영 작가의 개인전 유한성 이후는 2026년 9월 29일부터 10월 11일까지 열렸다. 이어 박정우 작가의 전시가 10월 13일부터 10월 25일까지, 유재권 작가의 전시가 10월 27일부터 11월 8일까지 계속된다.

전시 장소공주문화예술촌
최은영 작가2026년 9월 29일~10월 11일
박정우 작가2026년 10월 13일~10월 25일
유재권 작가2026년 10월 27일~11월 8일
관람료무료
운영 시간오전 10시~오후 7시
휴관일매주 월요일
위치충청남도 공주시 봉황로 134

감각의 한계를 묻는 전시

유한성 이후는 사람이 보고 느끼는 세계가 과연 전부인지 질문하는 전시다. 빛과 물질, 반사와 굴절을 통해 감각과 경험의 한계를 살피고, 관람자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장면에 주목했다.

전시 제목이 다소 어렵게 다가올 수 있지만, 같은 작품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면 작품에 접근할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한곳에 머물러 정면만 보는 대신 거리를 달리하고 시선을 옮기면 색과 형태의 겹침, 빛이 바뀌는 모습이 차례로 드러난다.

흰 전시장에 드러난 색과 형태

공주문화예술촌의 흰색 건물 정면에는 공간을 알리는 간판이 걸려 있고, 유리 출입문에는 전시 포스터가 부착돼 전시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부의 흰 벽과 회색 바닥은 작품의 색채와 윤곽을 또렷하게 부각했다.

벽면에는 불규칙한 윤곽을 지닌 이미지들이 이어졌다. 전시장 중앙에는 길고 투명한 형태의 설치 작품이 배치돼 평면 작품과는 다른 시선을 끌었다. 전체 모습을 멀리서 살핀 뒤 가까이 다가가면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던 색의 층과 형태의 겹침이 보다 분명하게 나타났다.

물과 유리가 만든 경계

물로 채워진 투명한 수조에서는 수조 너머의 벽과 물의 경계가 하나의 화면처럼 포개졌다. 단순해 보이는 구조지만 물과 유리, 주변 공간이 함께 시야에 들어오면서 관람자의 눈길을 오래 붙잡았다.

이 작품은 표현 대상을 빠르게 단정하기보다 재료와 공간이 어떤 관계를 만드는지 살피도록 이끈다. 바라보는 지점이 달라질 때 경계가 어떻게 보이는지, 투명한 재료를 통과한 장면이 어떻게 겹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작품 감상의 한 부분을 이뤘다.

인물과 색채가 만든 대비

푸른 계열의 옷을 입은 인물을 담은 그림은 뒤편의 선명한 색과 식물 형태가 대비를 이루며 시선을 모았다. 이어지는 작품에서는 커다란 사선과 어두운 인물, 바닥에 펼쳐진 다채로운 색이 앞선 그림과 다른 분위기를 형성했다.

작품 주변에는 넓은 여백이 확보돼 있었다. 관람자는 인물과 배경, 화면을 가르는 선과 색의 관계를 방해 없이 살필 수 있었다. 작품마다 색의 밀도와 구성 방식이 달라 이동할 때마다 전시장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전환됐다.

위아래로 확장되는 구성

푸른빛의 원반 형태는 전시장 위쪽에 매달려 있었고, 그 아래에는 여러 원형 요소가 놓였다. 벽에 걸린 그림과 달리 위와 아래로 시선을 옮겨야 전체 구성을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형태 사이의 간격과 비어 있는 공간도 구성의 일부로 작용했다. 관람 위치를 조금씩 바꾸면 매달린 원반과 아래쪽 요소의 관계가 다르게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움직이는 관람자의 시선이 전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들었다.

단어를 돌려 완성하는 작품

길게 이어진 검은색 입체 작품에는 ‘doubt’, ‘forget’, ‘with me’ 등의 흰색 영어 단어가 적혀 있었다. 관람자는 작품을 이루는 육각주를 천천히 돌리며 단어를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었다.

눈으로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형태를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육각주의 방향이 바뀔 때마다 보이는 단어와 배열도 달라져 하나의 작품 안에서 여러 조합이 만들어졌다.

빛으로 달라진 전시장의 표정

빛이 펼쳐진 공간에서는 여러 색이 벽과 바닥 위에 겹쳐졌다. 흰 벽을 중심으로 구성된 앞선 전시 구역과는 다른 분위기가 나타났으며, 빛의 범위와 색의 중첩이 공간 전체의 표정을 바꿨다.

개별 색채만 따로 보기보다 벽과 바닥, 작품과 주변 공간을 함께 바라볼 때 구성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났다. 유한성 이후는 관람자의 자리와 움직임에 따라 장면이 달라진다는 전시의 질문을 공간 곳곳에서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무료로 이어지는 세 작가의 전시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예술가 릴레이전은 최은영 작가의 개인전이 끝난 뒤에도 박정우 작가와 유재권 작가의 전시로 이어진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공주문화예술촌은 입주예술가들의 작품을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문화예술 공간이다. 이번 릴레이전은 세 작가의 전시를 순차적으로 편성해 각기 다른 작품을 일정별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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