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천호마을 개태사 역사길 산책

논산 천호마을 개태사 역사길 산책
충남 논산시 연산면 천호리 400-2 일대에는 태조 왕건이 세운 개태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예로부터 교통의 요지로 알려진 연산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왕실의 사찰답게 접근성을 고려해 건립된 점이 특징입니다. 최근 개태사를 중심으로 천호마을 둘레길이 조성되어 사찰과 마을이 어우러진 역사 탐방이 가능해졌습니다.
개태사 입구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방문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습니다. 경내에 들어서면 천호산 호국종찰 개태사를 소개하는 안내판이 있어, 천호산의 의미와 호국종찰로서의 역할, 그리고 개태사의 명칭에 담긴 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천호산은 고려 태조 왕건이 후삼국 통일 후 백제의 마지막 전투지였던 황산벌의 황산을 ‘하늘이 나라를 보호한다’는 뜻으로 개명한 산입니다. 호국종찰은 국가의 안녕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개태사는 ‘태평을 열어가는 절’이라는 뜻을 지닙니다.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신종루가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신종루는 사찰의 문지기 역할을 하며, 사천왕상이 배치되어 있어 속세와 불법의 세계를 구분하는 상징적 공간입니다. 사천왕과 마주하면 자연스레 마음이 차분해지며 본격적인 불교 세계로 들어섬을 느끼게 됩니다.
개태사에는 고려 시대 양식을 간직한 오층석탑이 우뚝 서 있습니다. 단아하고 균형 잡힌 모습은 당시 불교 건축의 아름다움을 전해줍니다. 또한, 남방불교의 전수자인 연기조사가 인도에서 모셔온 부처님의 진신사리 16과가 봉안되어 있어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경건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오층석탑 옆에는 태조 왕건의 상소문 비석이 자리해 있습니다. 이 상소문은 개태사 창건을 기념하며 후삼국 통일에 대한 감사와 나라의 평화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고려 개국의 정당성과 호국불교 정신을 상징하는 중요한 유산입니다.
특별한 전각인 어진전에는 태조 왕건의 초상화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위기 시 국가 안녕을 기원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으며, 북한 개경 봉은사에 있는 태조 왕건 청동 조각상의 모작도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어진전 옆에는 극락보전이 자리해 있습니다. 이곳에는 고려 시대 석조여래삼존입상(보물 제219호)이 모셔져 있으며, 세월의 흔적 속에서도 장엄한 미소를 띠고 있어 고려 불교의 미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직접 방문해 확인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경내에는 작은 석불도 놓여 있어 삼존불과 닮은 모습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상기시킵니다. 불교에서는 형상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의 본성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여, 작은 석불도 깊은 의미를 전합니다.
최근에는 대웅보전이 새롭게 건립되어 옛 건물과 나란히 서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은 개태사가 여전히 활발한 사찰임을 보여줍니다.
사찰 한편에는 충청남도 민속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거대한 무쇠솥 철확이 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태조 왕건이 통일 후 군사와 백성을 위한 잔치에 사용했다고 전해지며, 개태사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종무소에서는 개태사에 관한 안내서와 행사 정보를 제공하며, 공양 장소와 스님들의 거처가 함께 있어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개태사 방문 후에는 천호마을 둘레길을 따라 산책하는 것도 추천됩니다. 개태사 뒤편에 위치한 개태사지에서는 태조 왕건이 후백제 평정 후 건립한 국가 개국사찰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넓은 절터는 당시 개태사의 규모를 짐작하게 하며, 절터 보존과 둘레길 연계가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하게 합니다.
개태사는 고려 개국과 호국불교의 상징으로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장소입니다. 신종루를 지나 대웅보전의 삼존불을 마주하고, 어진전에서 태조 왕건의 뜻을 되새기면 이곳이 왜 ‘호국종찰’이라 불리는지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천호산 둘레길과 개태사지 탐방을 겸한 걷쥬 스탬프 투어도 함께 즐기면 더욱 뜻깊은 여행이 될 것입니다.
개태사 위치: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계백로 2614-11
관람료: 무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