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오덕사, 불교 오덕목의 전통사찰
충남 부여 오덕사, 전통과 수행의 공간
충남 부여군 충화면 오덕리 금계산 기슭에 자리한 오덕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 소속의 전통사찰로, 불교 수행자가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덕목인 오덕(五德)을 중심으로 이름 지어졌습니다. 이 다섯 덕목은 두려움을 이겨 악을 물리치는 포마, 청정한 수행을 뜻하는 걸사, 깨끗한 계율을 지키는 정계, 청정한 몸과 마음의 수행인 정명, 그리고 악을 깨뜨리는 깨달음의 과정인 파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요한 겨울 풍경과 역사적 의미
겨울비가 내린 뒤, 오덕사 주변은 고요함과 적막이 감돌며, 떨어진 단풍과 서리가 사찰을 은빛으로 감싸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회색 하늘 아래 오래된 석축과 낙엽이 어우러져 정적을 더하며, 희미한 종소리가 공간을 채워 시간마저 멈춘 듯한 느낌을 줍니다.
오덕사는 1918년 편찬된 '오덕사실기'에 따르면 759년 신라 경덕왕 18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나, 역사적 사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고려 공민왕 때 나옹화상이 중창했다는 기록도 있으나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중종의 장남 복성군의 원당으로 사용되며 왕실사찰로서의 위상을 지녔습니다.
대웅전과 괘불탱화의 예술적 가치
사찰의 가람배치는 남향을 기준으로 대웅전, 관음전, 삼성각 등이 석축 위에 자리하며, 요사채와 어필각은 석축 아래에 위치합니다. 대웅전은 3칸 맞배지붕 형식으로, 1987년 개금 불사한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2015년 아미타불과 약사여래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대웅전 내에는 1768년 영조 44년에 제작된 오덕사 괘불탱화가 봉안되어 있는데, 이는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괘불탱화는 17폭의 삼베를 이어 만든 대형 불화로,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약사불, 아미타불, 사천왕 등이 배치되어 있으며, 18세기 조선 불화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관음전과 선조 태실비의 역사
관음전은 3칸 맞배지붕으로 2015년 개금 불사한 관세음보살상이 모셔져 있고, 1928년 제작된 후불탱화가 뒤편에 봉안되어 있습니다. 관음전 옆에는 조선 선조의 태실비가 자리하는데, 선조는 오덕사를 복성군의 원당으로 사용하였으며, 1570년 자신의 태함과 태실비를 세웠습니다.
태실비는 화강석으로 만들어졌으며, 원래 비는 풍화로 마모되어 1747년 영조가 다시 세웠습니다. 비에는 ‘선조대왕태실’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어필각과 삼성각의 문화재적 가치
어필각은 선조가 내린 어필과 용포를 봉안하는 전각으로, ‘개과천선’의 교훈을 담은 시구가 적혀 있습니다. 현재는 1995년에 복원되어 사찰 입구 왼쪽에 위치합니다. 삼성각에는 칠성불과 1928년 제작된 칠성·산신·독성탱화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오덕사 방문 안내
오덕사는 충청남도 부여군 충화면 오덕로 86번길 105에 위치하며, 연중무휴로 일출부터 일몰까지 무료로 개방됩니다. 주차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오덕사는 고요한 자연과 깊은 역사, 그리고 불교의 다섯 덕목을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 많은 이들에게 깨달음과 평화를 선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