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부석사 수국과 초록 풍경

서산 부석사, 수국과 초록이 어우러진 풍경

충남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 154-1에 위치한 부석사는 경북 영주의 부석사와는 별개의 사찰로, 천수만이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합니다. 몇 해 전 겨울에 처음 방문했을 때는 초록의 싱그러움을 느끼기 어려웠으나, 최근 수국이 만개했다는 소식에 다시 찾은 이곳은 한층 더 풍성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했습니다.

부석사로 오르는 길 양옆에는 수국이 활짝 피어 있어 방문객들에게 기분 좋은 풍경을 제공합니다. 도비산부석사 일주문 근처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차량을 주차한 후 걸어 올라가거나, 차를 타고 조금 더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일주문 안쪽에는 수국 군락지가 조성되어 있어 핑크빛과 보라빛이 어우러진 수국들이 약 60% 정도 개화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아직 피지 않은 꽃송이도 많아 앞으로 일주일가량은 아름다운 꽃길을 감상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수국 군락 너머로는 서산 천수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흐린 날씨에도 그 경치는 충분히 감탄을 자아냅니다. 수국을 감상한 후 본격적인 사찰 탐방이 시작되는데, 일주문을 지나면 금강문이 나타납니다. 금강문은 일반 사찰의 천왕문과 같은 역할을 하며, 두 명의 금강역사가 사찰을 지키고 있습니다.

부석사의 극락전에는 숙종 15년에 왕자 이균의 탄생을 기념해 제작된 목조 아미타여래좌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이 불상은 원래 홍성 용봉사에 봉안되어 있었으나, 용봉사 파괴 후 방치되었다가 부석사로 옮겨졌습니다. 극락전 옆에는 종무소와 심검당이 나란히 위치해 있으며, 현재 공사 중이라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극락전 주변에도 수국이 소박하게 피어 있어 경내의 조용한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많은 방문객들이 일주문에 있는 수국만 보고 돌아가기도 하지만, 경내에는 안양루, 관음전, 정진서원 등 여러 전각이 자리해 있어 둘러볼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특히 산신각은 경사진 산자락에 위치해 있어 오르막길을 올라야 하지만, 그만큼 경치가 뛰어납니다. 산신각에는 산신과 함께 선묘낭자, 용왕이 모셔져 있는데, 이는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관련이 깊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의상이 당나라에서 유학할 때 선묘라는 낭자가 있었으나 의상은 수행에 전념해 마음을 받지 못했습니다. 슬퍼하던 선묘는 바다에 몸을 던져 용이 되었고, 의상의 귀국길을 수호했다고 전해집니다. 의상은 선묘의 넋을 기리기 위해 도비산에 절을 짓고자 했으나, 당시 민심이 흉흉해 반대가 있었고, 용이 된 선묘가 큰 바위를 띄워 반대자들을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산신각 앞에서 내려다보면 여러 전각과 우거진 나무들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지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의자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산신각을 지나 만공스님이 수행하던 토굴로 이어지는 계단에서는 두꺼비 한 마리가 방문객을 맞이하는데, 두꺼비는 복을 가져다주는 동물로 여겨져 방문객들에게 좋은 기운을 전합니다.

만공스님의 토굴법당은 아담한 크기로, 작은 불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만공스님은 조선시대 승려이자 독립운동가로서 많은 일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산신각 아래 암벽에는 마애불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는 노출된 바위 면에 새긴 아미타부처상으로, 그 앞에서 바라보는 천수만의 경치 또한 빼어납니다.

사찰 아래쪽에는 운거루와 전통찻집이 자리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찻집에서 판매하는 전통차도 방문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겨울에 느끼지 못했던 자연의 생명력을 만끽할 수 있었으며, 수국이 만들어낸 꽃길과 초록 잎들이 어우러져 부석사의 매력을 한층 더했습니다.

수국은 이번 주까지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니, 서산 부석사에서 수국과 천수만의 경치를 함께 감상하며 시원한 여름을 보내보시길 권합니다.

서산 부석사 안내
주소: 충남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 154-1
차량 출입 통제: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 30분까지
템플스테이 가능, 전통찻집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