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피어난 마을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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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피어난 마을예술

나무에 글과 그림을 새기는 서각이 충남 보령의 한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주민들이 직접 배우고 가르치며 문화공동체를 일궈 온 미친서각마을에서 열두 번째 예술제가 열렸다.

주민이 함께 만든 서각예술제

제12회 미친서각예술제는 2026년 10월 24일 토요일 보령시 남포면 미친서각마을 우리문화예술체험학교에서 개최됐다. 행사는 정지완 운영위원장의 개회사로 막을 올렸다.

미친서각마을은 마을 전체가 문화학교다라는 슬로건 아래 주민들이 기예를 익히고 서로 전하는 문화마을이다. 간척사업 이후 줄어든 마을의 활력을 되찾고 주민공동체를 다시 세우기 위해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예술제는 한 해 동안 마을을 가꿔 온 주민들이 서로의 수고를 나누는 자리이자 방문객들이 서각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행사로 꾸려졌다. 주민과 방문객은 마을 곳곳에 마련된 작품과 체험 공간을 둘러보며 서각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문화를 함께 살폈다.

음식과 농악으로 채운 축제마당

축제 현장에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준비한 음식이 차려졌다. 보령에서 생산되는 미산막걸리도 식탁에 올라 지역 주민과 지역 산업이 함께하는 행사의 취지를 드러냈다.

한쪽에는 12회 동안 이어진 미친서각예술제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여러 해에 걸쳐 축제를 이어온 주민들의 활동과 축적된 기록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농악패의 공연이 시작되자 현장에는 흥겨운 장단이 퍼졌다. 주민과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마을 축제다운 분위기가 한층 살아났다. 전시와 체험에 공연과 공동 식사가 더해지며 행사는 주민공동체가 함께 즐기는 문화마당으로 이어졌다.

끌과 망치로 완성한 손의 예술

행사 부스에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서각 기술을 전했다. 서각은 붓글씨가 지닌 조형미와 그림의 예술성, 나무나 돌을 파내는 조각의 매력이 결합한 종합예술이다.

끌과 망치로 한 획씩 새기는 과정에는 디지털 가공만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손의 온기와 질감이 담긴다. 미친서각마을은 이러한 서각을 마을 고유의 정체성으로 삼아 아날로그 공예의 미감을 이어가고 있다.

체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새겨진 글과 무늬에 각자의 취향을 담아 색을 칠했다. 같은 방식으로 시작한 작품도 색의 선택과 표현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완성됐다.

서각 작품에는 동서고금의 명언과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문장도 담겼다. 글을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문교양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관용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따뜻한 문장들은 작품 감상의 깊이를 더했다.

보령의 바다를 담은 체험

서각뿐 아니라 해양도시 보령의 특성을 살린 체험도 진행됐다. 바다유리를 활용한 키링 만들기와 소라 껍데기를 화분처럼 이용한 다육체험이 마련됐다.

참여자들은 바다에서 얻은 재료를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식품과 작은 화분으로 바꿔보며 보령의 해양문화를 경험했다. 서각과 해양 소재 공예가 한 공간에 어우러져 미친서각마을만의 체험 구성을 보여줬다.

마을의 야외갤러리도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주민들이 함께 즐기도록 준비한 윷에는 서각 공예 기법이 적용됐다. 감상용 작품에 머물지 않고 놀이 도구에도 서각을 활용하면서 마을 일상과 공예가 맞닿은 모습을 나타냈다.

마을에서 이어가는 문화교류

축제 도중에는 엄승용 보령시장이 현장을 방문했다. 엄 시장은 서각을 바탕으로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마을 단위의 베트남 서각 전시를 추진하며 민간 문화교류를 이어가는 미친서각마을의 활동을 격려했다.

이번 예술제는 주민이 익힌 기술을 이웃과 방문객에게 나누고, 마을의 문화적 정체성을 함께 쌓아가는 과정에 의미를 뒀다. 서각 전시와 체험, 농악 공연, 지역 음식이 하나의 행사 안에서 연결되며 주민 주도형 축제의 모습을 보여줬다.

2027년 복합 공간 조성 계획

미친서각마을은 2027년 전용 축제장에 2층 규모의 다목적 복합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마을은 이 공간을 토대로 축제의 내실을 높이고, 서각을 보령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킬 기반을 다져갈 예정이다.

주민들의 손길로 이어지는 문화예술 활동은 마을에 활력을 더하고 공동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열두 차례 축적된 경험에 새로운 공간이 더해지면 미친서각예술제의 전시와 체험도 한층 체계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행사 장소

장소미친서각마을 우리문화예술체험학교
운영 주체미친서각마을영농조합법인
위치충청남도 보령시 남포면 원제길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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