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갑에 새긴 옛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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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갑에 새긴 옛 거리

작은 성냥갑이 한 시대의 상표와 거리 풍경을 비추는 전시물이 됐다. 충청남도 공주시에 있는 공주책공방북아트센터에서는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룬 상설전시와 함께 기획전시 ‘인쇄술로 바라보는 작은 간판 성냥전’을 관람할 수 있다.

불을 붙이는 생활용품으로 쓰였던 성냥은 이곳에서 인쇄문화와 디자인의 변화를 살펴보는 자료로 소개된다. 성냥갑 표면에 인쇄된 상호와 지역명, 동물 그림과 글씨체를 차례로 따라가다 보면 작은 포장 하나에 담긴 시대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책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공간

공주책공방북아트센터는 일반적인 독서 공간과 달리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도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이다. 상설전시는 ‘한 권의 책이 탄생하기까지 숨겨져 온 다양한 책의 물성’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과거 한 권의 책이 완성되기까지는 여러 도구와 사람의 손기술이 필요했다. 전시장에는 이러한 과정을 보여주는 아날로그 책 기계와 책 도구, 인쇄 장비가 배치돼 있다. 관람객은 종이에 글자와 그림이 찍히고 책의 형태로 묶이는 과정을 실제 장비와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높은 천장 아래에는 전시 테이블이 놓여 있고, 한쪽에는 묵직한 인쇄 장비들이 줄지어 자리한다. 중앙의 책과 자료, 안쪽의 장비를 함께 바라보면 전시 공간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책을 결과물로만 보는 데서 벗어나 종이와 활자, 도구와 손기술이 결합하는 과정을 이해하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입구 옆 안내판에는 공간 구성과 주요 활동이 정리돼 있다. 전시뿐 아니라 책 만들기와 관련된 활동도 함께 안내한다.

벽면을 채운 작은 간판

기획전시 ‘인쇄술로 바라보는 작은 간판 성냥전’은 벽면을 따라 이어진다. 성냥갑을 단순한 생활용품이 아니라 글씨와 그림이 인쇄된 작은 매체로 바라보는 전시다.

성냥갑은 좁은 면적 안에 가게 이름과 상품의 특징을 알렸던 작은 간판이었다. 전시장에는 시대별 성냥갑 디자인이 넓게 펼쳐져 있다. 멀리에서는 여러 색이 이어진 하나의 벽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성냥갑마다 서로 다른 상표와 이름,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옛 상표와 포장 그림, 지역 이름이 인쇄된 성냥갑도 차례로 볼 수 있다. 기린과 호랑이, 사슴과 새를 그린 성냥갑은 작은 표면을 색과 그림으로 가득 채웠다. 제한된 공간에 글자와 그림을 배치한 방식이 저마다 달라 성냥갑별 인쇄 디자인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수많은 성냥갑이 한 공간에 모이면서 개별 물건으로는 지나치기 쉬운 차이도 뚜렷해진다. 상표의 이름과 색상, 그림의 형태를 하나씩 살피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가까운 거리에서 작은 인쇄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이 전시의 주요 관람 방식이다.

크기와 글씨체로 읽는 시대

유리 진열장 안에는 길쭉한 성냥갑을 비롯해 크기와 모양이 서로 다른 작은 상자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한곳에 모인 자료를 통해 성냥갑의 크기와 색, 글씨체와 포장 구성을 비교할 수 있다.

전시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 성냥갑 디자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보여준다. 특히 1970년대 상표를 모은 벽면에서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름들이 이어진다. 가게와 상품을 알리는 글자가 작은 상자 위에 인쇄된 모습을 통해 당시 성냥갑이 홍보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전시의 주제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동물 그림과 상표, 지역명이 담긴 성냥갑은 당시 인쇄 표현을 보여주는 자료이기도 하다. 같은 용도의 물건이라도 어떤 색을 사용하고 글자를 어떻게 배치했는지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 관람객들은 벽면과 진열장을 오가며 시대별 디자인의 공통점과 차이를 살필 수 있다.

상설전시와 성냥전의 연결

상설전시에서 인쇄와 제본의 과정, 책을 만들던 기계와 도구를 먼저 살펴본 뒤 성냥전을 관람하면 두 전시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책과 성냥갑은 형태와 용도가 다르지만 모두 종이 위에 글자와 그림을 남기는 인쇄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 중앙에는 책과 관련 자료가 놓여 있고 벽면에는 수많은 성냥갑이 이어지며 안쪽에는 인쇄 장비가 자리한다. 공간 전체를 넓게 바라보면 책의 제작 과정과 생활 속 인쇄물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이 전시는 평범한 생활용품에 남은 글자와 그림을 통해 인쇄문화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 옛 성냥갑을 기억하는 관람객에게는 익숙한 물건을 다시 살펴볼 기회를 주고, 성냥갑이 낯선 관람객에게는 작은 면적에 압축된 상표와 포장 디자인을 접하게 한다.

관람 정보

시설명공주책공방북아트센터
위치충청남도 공주시 오거리길 6
주변 위치공주시 봉황초등학교 맞은편
운영시간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휴관일매주 월요일
관람료무료
전시 구성인쇄와 제본 관련 상설전시와 기획전시 성냥전
주차센터 앞 주차장이 있으나 공간이 협소해 주변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공주책공방북아트센터에서는 책 한 권이 만들어지는 물리적인 과정과 작은 성냥갑에 남은 인쇄 디자인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아날로그 인쇄 장비에서 시작해 벽면을 가득 채운 성냥갑으로 이어지는 전시 동선은 책과 생활용품에 남겨진 인쇄의 흔적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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