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전통 잇는 은진향교 추향 제향 현장

600년 전통 잇는 은진향교 추향 제향 현장
충청남도 논산시 은진면에 위치한 은진향교는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전통과 유교 정신을 계승해 온 역사 깊은 공간입니다. 2026년 9월 20일 오전 10시 30분, 은진향교에서는 성현과 선현의 뜻을 기리고 전통 유교 문화를 이어가기 위한 추향 제향이 엄숙하게 봉행되었습니다.
이날 현장은 평소 향교 방문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전통 복식을 갖춘 유림들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제향을 올리는 모습이 가까이에서 펼쳐졌고, 특히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대성전 내부와 제례상을 직접 볼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은진향교는 고려 우왕 6년인 1380년에 창건되어 현재까지 대성전, 명륜당, 동재와 서재, 내삼문과 외삼문 등 주요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대성전 안에는 공자를 중심으로 한 27위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데, 이 중 오성은 공자, 안자, 증자, 자사, 맹자를 의미하며, 송나라의 성현인 송조 4현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국 18현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례상에 올려진 제물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일반적인 제사상과 달리 이날 대성전의 제례상에는 익히지 않은 생선, 돼지고기, 소고기 등 다양한 제물이 진설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옛 유교 제례의 전통을 따르는 것으로, 희생과 제물을 올리는 고례에 따라 익히지 않은 상태로 진설하는 방식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제향이 시작되자 엄숙한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유림들은 대성전 앞에 줄을 맞춰 서서 정해진 순서에 따라 예를 갖추고, 대성전을 향해 몸을 낮춰 절을 올리는 모습에서는 6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져 온 의례의 무게감이 느껴졌습니다.
은진향교는 지금도 매년 봄과 가을, 유림들이 모여 선현을 기리는 제향을 봉행하고 있습니다. 과거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은 사라졌지만, 선현을 기리고 전통을 계승하는 향사의 역할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책이나 사진으로만 접하던 전통 제례를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며 새로운 감동을 느낄 수 있었고, 6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은진향교에서 옛 방식에 따라 제향을 올리는 모습을 보며 문화유산은 단순한 건축물 보존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전통과 의례까지 함께 지켜가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은진향교 위치: 충청남도 논산시 은진면 탑정로427번길 1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