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거산 성지에서 만난 깊은 신앙의 시간

성거산 성지, 깊은 산속의 신앙터전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북면 납안리에 위치한 성거산 성지는 충청남도 기념물 제175호로 지정된 역사적 장소입니다. 이곳은 병인박해 시기 천주교 신자들이 신앙을 지키며 살았던 교우촌 유적지로, 당시 순교한 이들의 줄무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교우촌과 줄무덤의 역사적 의미
성거산 자락에 형성된 교우촌은 19세기 초부터 천주교 박해가 심했던 시기에도 신앙생활을 이어간 공동체였습니다. 특히 소학골 교우촌은 칼래 신부가 충청, 경상, 경기 일부 지역을 관할하며 사목활동을 펼쳤던 중심지였습니다. 줄무덤에는 1866년 11월 8일 공주 황새바위에서 순교한 배문호(베드로), 최천여(베드로), 최종여(라자로), 고의진(요셉), 채씨 며느리 등 5명의 시신과 무명 순교자들이 안장되어 있습니다.
성지의 현재 모습과 산책로
성거산 성지는 현재 잘 정비된 산책로와 안내판, 기념성당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교우촌둘레길은 나무데크와 완만한 경사로 구성되어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으며, 길을 따라 옛 집터와 복원된 세 채의 집, 그리고 예수의 고행을 표현한 조각상들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병인박해 15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성당에는 성모마리아상과 예수상이 함께 있으며, 특히 예수상은 성당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도록 배치되어 있습니다.
깊은 산속에서 느낀 숙연함과 역사적 무게
성거산 성지에 들어서면 당시 신앙을 지키기 위해 깊은 산속까지 숨어들었던 이들의 의지와 마음이 느껴집니다. 줄무덤에는 1줄에 38기, 2줄에 36기의 묘가 있으며, 과거 증언에 따르면 100기 이상의 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곳을 걸으며 당시의 두려움과 외로움, 그리고 신앙에 대한 굳은 믿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
성거산 성지는 박해 시대의 아픔과 현재의 평온함이 공존하는 장소입니다. 오래된 비석과 줄무덤이 그 시대의 무게를 전하는 한편, 정돈된 숲길과 산책로는 방문객들에게 조용한 힐링 공간을 제공합니다. 이곳을 걸으며 옛사람들의 삶과 신앙을 되새기고, 흐르는 시간의 의미를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성거산 성지 방문 정보
| 위치 | 충남 천안시 동남구 북면 납안리 490-1 |
|---|---|
| 지정번호 | 충청남도 기념물 제175호 (2008년 12월 지정) |
| 특징 | 병인박해 당시 교우촌 유적 및 줄무덤 보존 |
성거산 성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깊은 역사와 신앙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조용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옛 신자들의 삶을 떠올리고, 마음의 평화를 찾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