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해미읍성, 호국과 순교의 역사 현장

서산 해미읍성, 호국과 순교의 역사 현장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중순, 충남 서산시 해미면에 위치한 해미읍성을 찾았다. 이곳은 조선시대 병마절도사 영성이자 천주교 순교의 성지로서, 역사적 의미가 깊은 전적지다. 계룡시 무공수훈자회 임원들이 전적지 탐방을 위해 사전답사를 진행하며 호국과 순교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계룡에서 출발해 잘 포장된 국도를 따라 도착한 해미읍성은 충남 지역에서 꼭 방문해야 할 역사 명소로 꼽힌다. 해미읍성의 남쪽 문인 진남문에서 만난 수문장은 기골이 장대하며, 읍성의 역사와 구조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조선시대 읍성 축성 시 각 지역 백성들이 담당 구역을 맡아 축성에 참여했으며, 해미읍성 성곽 돌에는 청주 지역에서 축조했다는 '淸州' 글씨가 새겨져 있어 그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진남문을 지나면 '황명홍치4년신해조'라는 글귀가 새겨진 받침돌이 눈에 띈다. 이는 명나라 효종의 연호 홍치 4년, 즉 1491년에 진남루가 중수되었음을 알려준다. 읍성 내부는 시원한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이곳은 조선시대 충청도 전군을 지휘하던 병마절도사 영성이었다. 고려 말부터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설치된 이곳은 약 200년간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수행했다.
해미읍성 내에는 수령 300년으로 추정되는 회화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이 나무는 조선후기 천주교 박해 시기에 많은 신자들이 순교한 장소로, 순교의 아픔을 간직한 성지다. 회화나무 앞에는 옥사가 재현되어 있어 당시 곤장대와 고문 장비, 박해받는 천주교 신자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옥사를 나와 돌아보면 초가지붕 민간가옥이 재현되어 있다. 방과 부엌, 뒷간과 창고 등 전통 가옥의 모습을 충실히 재현해 교육적 가치가 높다. 민간가옥 마당에는 전통혼례식 모형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민간가옥 안에서는 주민들이 다듬이질을 하는 모습도 재현되어, 정겨운 전통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1662년까지 충청도 병마절도사 영성 기능을 수행한 해미읍성은 이후 청주로 이전하고, 해미현감이 겸영장이 되어 '해미읍성'으로 불리게 되었다. 동헌은 호서좌영의 군사 회의 장소로 사용되었으며, 겸영장은 지방 수령이 군사를 통솔하는 무관 벼슬이다.
가을 햇살이 가득한 해미읍성 내를 걸으며 방문객들은 호국과 순교의 현장을 되새긴다. 동헌 주변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궁체험장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활을 잘 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도 세계 최고 수준의 양궁 실력을 자랑한다. 국궁장 앞에는 멋진 소나무와 돌의자가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또한,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이 해미에서 유배 생활을 한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가 해미읍성에서 촬영되면서 방문객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무공수훈자회 임원들은 해미읍성 방문 인증샷을 남기며 뜻깊은 시간을 마무리했다. 촘촘히 쌓인 성곽은 높이 약 5m, 총 길이 1,600m에 달하며, 낙안읍성, 고창읍성과 함께 조선 3대 읍성으로 꼽힌다. 과거 성곽 둘레에는 탱자나무가 심어져 '탱자읍성'이라 불리기도 했다.
해미읍성은 이순신 장군이 1579년 10개월간 군관으로 근무한 곳이며, 1910년 읍성 철거령으로 일부 철거되었다가 1973년부터 복원 작업이 시작되어 1997년 발굴 후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가을 햇살이 내리쬐는 날, 해미읍성 방문은 호국의 의지를 다지고 순교자들의 명복을 기원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 해미읍성 정보 | 내용 |
|---|---|
| 주소 | 충남 서산시 해미면 남문2로 143 |
| 사적 번호 | 사적 제116호 |
| 관람시간 | 3월~10월 05:00~21:00, 11월~2월 06:00~19:00 |
| 입장료 | 무료 |
| 주차장 | 읍성 주변 대형 무료 주차장 |
| 금지사항 | 이륜차, 흡연, 반려동물, 취사, 성둑 걷기, 그늘막/텐트 설치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