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한 충남 여름방학 여행기

아이들과 함께한 충남 여름방학 여행기
무더운 여름, 긴 열대야가 한풀 꺾이고 여름방학의 끝자락에 접어든 시점에서 한 가족이 충남 지역으로 여행을 떠났다. 바쁜 일상과 학교로 돌아가기 전, 아이들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위한 여행이었다.
여행의 시작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에 위치한 민어도였다. 민어도가 이름 붙여진 이유는 과거 이곳에서 민어가 풍부하게 잡혔기 때문이다. 이곳은 제주도를 연상케 하는 맑고 투명한 바닷물이 인상적이며, 모래사장 대신 굴 껍데기로 이루어진 바닥이 특징이다. 해수욕장으로서의 성격은 다소 독특하지만, 맑은 바다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다만, 물때를 잘 확인하고 방문해야 최상의 경관을 만날 수 있다. 이번 방문에서는 일정상 물이 빠진 민어도의 모습을 보게 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민어도를 지나면서 신두리해안사구도 들렀다. 신두리해안사구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해안사구로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되어 있다. 강한 북서계절풍에 의해 형성된 모래언덕은 사막과 같은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이날은 풀이 많이 자라 있어 사막 같은 분위기는 다소 줄었으나,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알록달록 우산을 쓴 방문객들이 산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어 방문한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은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 사고의 극복 과정을 기념하는 공간이다. 2017년 개관한 이 기념관은 당시 방제 작업에 참여한 123만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을 알리고, 사고의 심각성을 전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다. 1층 전시존에서는 방제 도구와 방제복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 자료가 상영된다. 2층 체험존에서는 해양 생물 되살리기와 기름 제거 체험이 가능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 끝자락에 위치한 뭍닭섬 산책로도 방문했다. 해상 데크길과 소나무 산책로가 어우러져 만리포 바다의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더운 날씨와 길 찾기의 어려움이 있었으나, 자연 속에서의 산책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태안의 대표 명소인 꽃지해수욕장도 찾았다. 5km에 이르는 백사장과 할배바위, 할매바위가 유명하며, 해당화가 만발해 ‘꽃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일출과 일몰이 아름다운 이곳은 비가 오는 날임에도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보령으로 이동해 미옥서원을 방문했다. 오서산 자락 깊숙이 자리한 미옥서원은 자연과 어우러진 한옥 서점으로, 편백나무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공간에서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다.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이곳은 지역학 연구와 북 콘서트, 저술 활동 등을 지원하며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게 한다. 방문객에게는 책 구입 시 음료가 제공되어 여유로운 독서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부여로 향해 국립부여박물관을 찾았다. 백제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이 박물관은 넓고 다양한 전시로 더운 날씨에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적합하다. 입구에서 상영되는 영상과 함께 백제금동대향로를 비롯한 불교문화 유물들을 관람하며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퀴즈를 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1박 2일간의 충남 여행은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지닌 지역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아이들은 이번 여행을 패키지 여행 같다고 표현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요 방문지 | 주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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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도 |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10-2 |
신두리해안사구 |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산263-1 |
유류피해극복기념관 |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20 |
꽃지해수욕장 |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
뭍닭섬 산책로 |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산 185-20 |
미옥서원 | 충남 보령시 청소면 성당길 68 |
국립부여박물관 | 충남 부여군 부여읍 금성로 5 |
이번 여행은 충남의 다양한 자연과 문화유산을 아이들과 함께 체험하며 가족 모두에게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