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신평양조장, 100년 전통의 술과 시간

당진 신평양조장, 100년 전통의 술과 시간
충남 당진시 신평면 금천리에 위치한 신평양조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 관광지 13선에 선정된 명소입니다. 도로변에서 바로 눈에 띄는 신평 양조 뮤지엄은 쌀과 음식, 술을 기반으로 한 100년의 역사와 전통을 담아낸 공간으로, '시간이 익어가는 양조장'이라는 테마 아래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입구를 들어서면 한쪽 벽면에 고급스러운 포장으로 선물용 술이 진열되어 있고, 냉장고에는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가 낱개로 구입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막걸리는 쌀, 물, 누룩을 주원료로 하는 전통주로, 증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막 걸러서 마신다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맑은 술을 떠내지 않아 빛깔이 흐리고 맛이 텁텁한 탁주로도 불립니다.
양조장 내 전시 기획전에서는 대한민국 식품 명인 제79호 김용세 명인의 사진이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김용세 명인은 2대 계승자로, 선대의 비법인 연잎 발효를 현대 양조 기술에 접목해 백련 막걸리를 개발한 주역입니다. 신평양조장의 창업자는 1대 김순식 님이며, 현재는 3대 김동교 님이 체험 관광과 문화 산업으로 발전시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버지들의 꿈과 노력이 100년을 이어오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향기롭게 익어가는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신평양조장을 대표하는 술로는 백련 맑은 술이 있으며, 이는 삼성 그룹 신년회 건배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청와대 건배주로 사용된 백련 생 막걸리(스노우)와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 대상 수상작인 백련 생 막걸리(미스티)도 유명합니다. 그 외에도 당진 논두렁에서 자란 검은 콩을 고소하게 볶아 만든 프리미엄 막걸리 '콩당 콩당 생 막걸리'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생 막걸리는 탄산이 함유되어 유통기한이 짧아 빠른 소비가 필요하며, 탄산이 없는 살균 막걸리는 유통기한이 1년으로 수출용으로도 사용됩니다.
양조장 벽면에는 1970년대 신평 오일장 풍경과 과거 양조장의 모습이 사진으로 남아 있어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시 쌀을 씻고 불리는 데 사용된 거대한 나무통과 초기 막걸리 용기였던 참나무 목통, 1969년부터 사용된 말통, 1982년 PE재질 1리터 용기, 1990년대부터 표준으로 자리 잡은 PET병(750ml) 막걸리 병의 변천사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창업자 김순식 님은 불교 신자로, 1950년대 말 소유 토지를 기부해 사찰 흥국사를 건립했습니다. 이 흥국사 앞에서 자란 하얀색 백련 연잎을 사용해 백련 막걸리를 빚는데, 충분히 익은 연잎으로 술을 빚어야 깊은 향과 맛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양조 뮤지엄 관람 후에는 양조 갤러리로 이동해 양조의 원리와 역사, 생산 과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쌀을 씻고 고두밥을 찌는 과정, 연잎을 넣어 백련 막걸리를 만드는 과정이 그림과 함께 상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또한, 인류가 농사를 시작하며 곡식을 이용한 발효주부터 증류주의 탄생, 과일주와 벌꿀주의 역사, 일제강점기 주세령 제정과 현대까지 술의 역사를 배울 수 있습니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쌀 누룩을 이용한 입욕제 만들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양조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손이 고왔던 이유가 쌀 누룩의 보습과 미백 효과 덕분임을 알 수 있으며, 쌀 누룩이 화장품 원료로도 쓰인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직접 만든 입욕제로 목욕하면 피부가 부드럽고 우유빛으로 변할 것 같은 기대감을 줍니다.
신평양조장은 당진의 고품질 쌀인 '해나루 쌀'과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다양한 술을 빚고 상품화하며 농부들의 땀의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견학을 통해 술이 시간이 지날수록 향기롭게 익듯, 우리의 삶도 그렇게 깊어간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견학 및 체험 프로그램은 신평양조장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으며, 방문객들에게 유익한 시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평양조장 안내
주소: 충남 당진시 신평면 신평로 813
영업시간: 월~토 09:00~18:00 (브레이크 타임 12:00~13:00)
정기휴무: 매주 일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