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수덕사 숲길 산책기
예산 수덕사, 백제 고찰의 숲길 산책
충남 예산군 덕산면 사천리 19에 위치한 수덕사는 백제 위덕왕 시절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깊은 고찰입니다. 도심을 벗어나 조용히 마음을 비우고 걷기에 적합한 이곳은 덕숭산 남쪽에 자리 잡아 자연과 역사를 함께 느낄 수 있는 명소입니다.
6월 초, 여름 더위가 시작되기 전 방문한 수덕사로 향하는 길목에는 산나물과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상점과 저렴한 식당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등산객과 방문객들이 많이 찾는 이곳은 산나물 위주의 가벼운 식사를 제공하며, 돼지감자, 우엉, 벌나무, 결명자 등 다양한 특산품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짐이 되지 않도록 하산길에 구매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수덕사 입구에는 해탈교와 해탈문이 자리해 있으며, 해탈교 옆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해탈문 앞 작은 카페에서는 시원한 음료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해탈교를 건너면 선미술관이 있어 다양한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외부 전시물 중 먹다 만 사과 조형물이 인상적입니다.
일주문과 금강문을 지나면 사찰 내 다양한 시설과 세 개의 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계단이 많지만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객을 위한 완만한 우회로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천왕문에서는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천왕상이 방문객을 맞이하며, 각각 비파, 검, 용과 여의주, 우산과 보탑을 들고 있는 모습이 위엄을 자아냅니다.
사찰 내에는 1931년 만공 대선사가 건립한 칠층석탑이 있으며, 기단부가 없는 독특한 구조와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대웅전 앞 넓은 마당에는 큰 나무 아래 휴식 공간과 샘물이 있어 방문객들이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습니다.
대웅전은 고려 충렬왕 시절인 1308년에 건립된 건물로,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며 내부 대들보에 그려진 금룡도는 고려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대웅전 앞에는 통일신라 말 고려 초에 제작된 삼층석탑이 자리해 역사적 가치를 더합니다.
명부전 앞에는 붉은 꽃과 죽은 이들을 위한 흰 등이 달려 있으며, 삼성각에는 세 분의 신이 모셔져 있습니다. 석등 위에는 귀여운 동자승 인형이 놓여 있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끕니다.
수덕사에는 청련당, 백련당, 조인정사, 근역성보관 등 다양한 당우가 있어 전체를 둘러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둘러본 후 숲길을 따라 덕숭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숲길을 조금 오르면 네 면에 불상이 조각된 사면석불을 만날 수 있으며, 조사전으로 가는 길은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하산길에는 비구니 암자인 선수암이 자리해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냅니다.
덕숭산 숲길 안내도에 따르면 보현바위, 문수바위 등 명소가 있으나 길이 여러 갈래여서 전체 탐방은 쉽지 않습니다. 사찰 아래쪽 숲길을 걷는 동안 숲의 기운을 느낄 수 있으며, 초가건물인 수덕여관은 이응노 화백 부부의 작품 활동 공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덕사는 풍부한 볼거리와 잘 조성된 산책로 덕분에 체력이 허락한다면 덕숭산 정상까지 오르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사찰 내 그늘과 숲이 방문객들에게 쾌적한 휴식처를 제공합니다. 도심을 떠나 조용히 걷고 마음을 비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예산 수덕사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예산 수덕사 안내
- 주소: 충남 예산군 덕산면 사천리 19
- 관람료: 무료
- 주차요금: 경차 2,000원, 소형·중형 4,000원, 대형 5,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