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밭의 달콤한 하루

수확의 계절을 맞은 충남 당진에서 황토고구마의 맛과 품질을 한자리에서 확인하는 행사가 열렸다. 논에서는 벼가 익고 들판에서는 배와 사과, 밤, 감, 대추, 고구마가 영글어가는 시기다. 이 가운데 고구마는 오래전부터 한 끼 식사를 대신해 왔으며, 따뜻한 아랫목에서 즐기던 대표적인 겨울 간식으로도 친숙하다.
2026년 10월 3일 당진시 고대면 당진종합운동장 야외 마당에서 열린 당진 해나루 황토고구마 판촉행사는 지역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생산 농가의 판로를 넓히는 축제형 행사였다. 방문객들은 고구마를 직접 맛보고 체험한 뒤 농가별 판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었다.
당진 황토가 키운 해나루 고구마
바다와 내륙을 함께 끼고 있는 당진은 비옥한 토지를 바탕으로 여러 농특산물을 생산한다. 당진시 대표 농특산물 공동 브랜드인 ‘해나루’는 해가 뜨고 지는 나루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나루 쌀과 배, 고구마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 농산물이 이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다.
해나루 고구마는 서해의 해풍이 닿는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에서 자란다. 높은 당도와 단단한 조직, 포슬포슬한 식감이 주요 특징으로 소개됐다. 행사장에서는 설명만으로 품질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군고구마와 찐 고구마, 고구마 인절미를 시식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군고구마 통에서는 고구마가 계속 익어갔다. 갓 구운 군고구마와 따뜻한 찐 고구마를 기다리는 줄은 짧아졌다가 다시 길어지기를 반복했다. 방문객들은 품종별 맛과 식감을 비교하며 당진 황토고구마의 특징을 확인했다.
품종별 매력을 한자리에서 비교
행사장에는 당진 호풍 품평대회에서 수상한 고구마가 진열됐다. 당진시 고구마연구회와 고대면 농가들이 운영하는 판매 부스도 이어졌다. 생산자가 직접 선보인 고구마를 현장에서 맛본 뒤 곧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시식과 판매가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당진에서 재배되는 고구마 품종도 다양하게 소개됐다. 달고 부드러운 밤고구마인 진율미, 맛과 상품성이 우수한 소담미, 잎자루 껍질이 부드러운 통채루, 병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은 호박고구마 호풍미가 대표적이다. 당진 호박고구마를 상징하는 마스코트 ‘호풍이’와 ‘말랭이’도 행사장에서 모습을 보였다.
대표 품종 가운데 하나인 호풍미는 단백질과 식이섬유, 미네랄, 비타민, 베타카로틴을 함유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소개됐다. 행사에서는 면역력과 피부 건강, 시력 보호, 배변 활동과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갖춘 품종이라는 설명도 함께 제시됐다.
시식 공간은 단순히 간식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소비자가 맛과 품질을 직접 비교하고 선택하는 현장이었다. 당진 호풍고구마 홍보 판매장에도 별도의 시식 공간이 운영돼 품종과 농가별 고구마를 살펴볼 수 있었다.
해나루 농산물이 모인 판매장
행사에서는 고구마뿐 아니라 해나루 공동 브랜드를 사용하는 다른 당진 농산물도 소개됐다. 꽈리고추와 감자, 표고버섯, 사과, 배, 쌀 등이 판매장에 함께 놓였다. 각각의 농산물은 서로 다른 맛과 쓰임을 지녔지만 당진의 토지에서 생산된 지역 먹거리라는 공통점을 보여줬다.
고구마 직거래 판매장은 축제의 핵심 공간이었다. 농가별 부스에서는 가격을 미리 정한 정찰제로 고구마를 판매했다. 상자에 담긴 고구마는 크기와 품질이 균일하게 구성됐으며, 행사 판매 가격은 5㎏ 1만5천 원, 10㎏ 2만5천 원이었다.
선착순 5천 명에게는 2천 원 할인권이 제공됐다. 이른 아침부터 할인권을 받으려는 방문객들이 줄을 섰으며, 할인권은 행사장에서 고구마를 구매하거나 음식과 공예 체험을 이용할 때 사용할 수 있었다.
지역에서 생산한 고구마를 생산 농가가 직접 판매하는 구조는 소비자에게는 균일한 상품을 살펴볼 기회를, 농가에는 소득과 연결되는 판로를 제공했다.
고구마로 만들고 배우는 체험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도 고구마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고구마 수확 체험은 일찌감치 마감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고구마 키링 만들기, 조물조물 초록정원 도우아트 화분 만들기 등 손으로 완성하는 공예 체험도 운영됐다.
먹거리 체험에는 올미조청 맛탕과 발효를 활용한 고구마빵, 알록달록한 고구마 경단, 쫀득한 고구마 호떡 만들기가 마련됐다. 고구마는 체험의 재료인 동시에 행사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됐다. 어린이들은 작은 손으로 반죽을 만지고 간식을 빚었으며, 각자의 키링과 화분도 완성했다.
체험권을 한꺼번에 구매한 뒤 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각 부스에는 참여자가 분산됐다. 어린이와 성인의 체험 공간도 구분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비교적 편안하게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었다.
고구마 인절미 만들기에서는 어린이들이 직접 떡메를 쳤다. 완성된 인절미를 맛보는 과정까지 이어지면서 수확한 농산물이 간식으로 만들어지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었다.
아침부터 이어진 무대 행사
당진종합운동장 야외 마당에는 대형 무대가 설치됐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시간까지 공연과 행사가 이어졌고, 무대 옆에는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접수 공간이 마련됐다. 주변에는 행사 선물로 준비된 것으로 보이는 당진 해나루 고구마 상자도 쌓여 있었다.
오전 10시 개막과 함께 고구마 시식이 시작됐으며, 시식 행사는 하루 동안 계속됐다. 오전 11시에는 당진시충남합창단의 식전 공연이 열렸다. 이후 개회 선언과 우수 농업인 표창장 및 감사패 수여식, 고구마 나눔 행사가 차례로 진행됐다.
무대 공연을 관람하는 방문객과 체험 부스를 오가는 가족, 고구마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행사장 곳곳에서 이어졌다. 판매와 시식, 체험, 공연이 한 공간에 배치돼 방문객들은 각자의 일정에 맞춰 행사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무료 중식에 담긴 넉넉한 분위기
정오부터 약 한 시간 동안 무료 중식도 제공됐다. 따뜻한 어묵국과 불고기김밥, 생수 한 병이 한 세트로 구성됐다. 배식 전부터 많은 사람이 줄을 섰고,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방문객과 배식 담당자들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이어졌다.
계속해서 구워지는 군고구마와 찐 고구마, 현장에서 만든 인절미, 정오의 중식은 행사장에 넉넉한 분위기를 더했다. 긴 줄이 형성되기도 했지만 방문객들은 순서를 기다리며 무대와 판매장, 체험 공간을 함께 살폈다.
지역 농가 판로로 이어진 축제
이번 판촉행사는 당진 황토고구마의 맛을 알리는 동시에 생산 농가의 소득 증대를 돕는 직거래 장터 역할을 했다. 시식으로 맛을 확인하고, 체험으로 고구마의 활용법을 익히며, 판매장에서 필요한 양을 구매하는 과정이 하나의 축제 안에서 이어졌다.
당진 해나루 황토고구마 축제는 지역의 땅과 농업인이 함께 만든 수확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보여준 자리였다. 가을에 수확한 고구마는 겨울철 간식이자 든든한 먹거리로 이어진다.
행사 이후 당진 해나루 고구마는 당진시 로컬푸드직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당진팜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축제장을 찾지 못한 소비자도 지역 농산물 판매 경로를 통해 당진 황토고구마를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