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장곡사 설선당 보물 지정과 상사화의 아름다움

청양 장곡사 설선당 보물 지정과 상사화의 아름다움
충남 청양군 대치면 칠갑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 고찰 장곡사는 신라 문성왕 12년(850년) 보조국사 체증이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장곡'이라는 이름은 긴 계곡을 끼고 자리한 절이라는 뜻으로, 사계절 내내 계곡의 물소리와 새소리가 어우러져 청정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장곡사는 전국에서도 드물게 두 개의 대웅전, 즉 상대웅전과 하대웅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수의 국보와 보물을 간직한 문화재의 보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장곡사의 역사적 거처인 설선당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되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장곡사의 문화재와 건축적 가치
장곡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로, 국보 3점과 보물 4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보로는 철조약사여래좌상과 석조대좌, 미륵불 괘불탱, 금동약사여래좌상이 있으며, 보물로는 상·하 대웅전, 철조비로자나불좌상 및 석조대좌, 그리고 설선당이 포함됩니다. 이처럼 작은 사찰 안에서 다수의 국보와 보물을 만날 수 있는 점이 장곡사의 큰 매력입니다.
사찰은 칠갑산 경사면을 따라 아래에서 위로 자연스럽게 전각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입구의 일주문을 지나면 울창한 숲과 시원한 계곡물이 방문객을 맞이하며, 첫 번째 누각인 운학루는 구름과 학이 머무는 아름다운 이름을 지니고 있습니다. 운학루 옆 종루에는 범종, 법고, 목어, 운판 등 사물이 안치되어 법요식과 공양 시간을 알리는 중심 공간 역할을 합니다.
하대웅전과 상대웅전
운학루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하대웅전 영역이 펼쳐집니다. 하대웅전은 조선 중기에 건립된 맞배지붕 건물로, 내부에는 보물로 지정된 철조약사여래좌상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면 장곡사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상대웅전 마당에 이르게 됩니다. 상대웅전은 하대웅전보다 규모가 크고, 바닥에 전통 보도블록 형태의 바닥돌이 깔려 있는 점이 독특합니다. 내부에는 국보인 금동약사여래좌상과 보물인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설선당의 역사와 건축적 특징
설선당은 승려들이 경전을 강론하고 참선 수행을 하던 사찰의 핵심 생활 및 교육 공간으로, 2023년 해체·보수 공사 중 목재 연륜연대 분석 결과 1569년(선조 2년) 무렵에 건립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45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설선당은 조선 전기 건축의 원형과 임진왜란 이후 변천 과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학술적·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되었습니다.
건축적으로 설선당은 정면은 맞배지붕 형태이나 측면과 뒷면은 팔작지붕처럼 마감된 변형 지붕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기둥 위에만 포를 올리는 주심포 양식과 기둥 사이에도 포를 배치하는 다포 양식이 한 건물 안에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칠갑산의 경사진 지형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높낮이를 활용한 조선 시대 건축 기법의 지혜를 보여줍니다.
가을의 상사화와 장곡사의 풍경
장곡사를 방문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늦여름에서 초가을(8월 말~9월)에 피는 붉은 상사화입니다. 사찰 입구와 계곡 주변, 경내 곳곳에 군락을 이루는 상사화는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해 그리워한다는 뜻을 지니며, 불교에서는 세속의 번뇌와 그리움을 상징합니다. 고즈넉한 산사의 산책길과 어우러진 상사화는 많은 이들에게 인생 사진 명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청양 장곡사는 깊은 역사와 문화재, 그리고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고요한 산사에서 마음을 다스리고자 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번 가을, 장곡사의 설선당 보물 지정과 함께 아름다운 상사화 풍경을 감상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내보시길 권합니다.
